23일 치러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지난해 일어난 휴대폰 부정행위의 여파로 그 어느때보다 주의사항과 금지행위가 많았던 수능이었다. 갖고온 휴대폰을 깜박 잊고 제출하지 않아 퇴실조치를 당한 학생이 있는가 하면 갑작스런 맹장염으로 시험을 포기하는 수험생도 나오는 등 안타까운 사연이 많은 수능이었다.
○…정부와 시·도교육청, 각 학교들이 대대적으로 휴대폰 반입 금지를 알렸지만 미처 확인하지 못한채 시험을 보다가 퇴실당하는 일이 잇따라 발생.
이날 오후 3시 50분께 인천시 중구 율목동 정보산업고등학교에서 시험을 보던 어모(21)씨가 시험을 보기 전 휴대폰을 감독관에게 제출하도록 한 규정을 무시하고 가방속에 넣어뒀다가 휴대폰이 울리는 바람에 퇴실조치.
이어 또다른 시험장에서 수험생 1명이 추가로 적발되는 등 인천에서만 2명의 학생이 휴대폰을 갖고 시험을 보다 적발돼 퇴실조치.
○…경기지역에서는 시험장에서 갑자기 맹장염이 발생, 시험을 치르던 수험생이 병원으로 실려가는 일이 잇따라 발생.
오전 9시30분께 구리시 토평동 토평고등학교에서 시험을 보던 류모(18)군이 맹장염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복통을 호소해 인근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고 오후 2시40분께에는 의정부시 광동여고 고사장에서 최모(18)양이 똑같은 증상으로 병원으로 이송.
최양은 3교시 외국어 영역 듣기평가직후 학교 보건실에서 시험을 봤으나 이후 증세가 악화돼 결국 시험을 포기하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류군은 예비감독관이 지켜보는 가운데 시험을 실시.
○…일부 수험생들이 휴대폰을 소지하고 시험을 보다 적발돼 퇴실조치된 반면 또다른 곳에서는 휴대폰이 수험생들의 응원 도구로 사용돼 눈길.
시험장에 뒤늦게 도착한 학부형 황의숙(43)씨는 “아들에게 격려의 말도 건네지 못했다”며 주위 사람들의 휴대폰을 빌려 먼저 고사장에 입실한 아들에게 “침착하게 제 실력을 발휘하라”고 마지막 당부.
교문 밖에 남아 있던 후배들도 선배들의 선전을 기원하며 각자 휴대폰으로 이모티콘 등을 이용해 응원 메시지를 띄우기도.
○…“눈이 깨끗하게 보이면 그만큼 시험 문제도 잘 풀 수 있지 않을까요?”
인천기계공업고등학교 앞에는 인근 안경점에서 나온 직원들이 안경 쓴 수험생들에게 안경닦는 손수건을 나눠줘 눈길.
손수건을 받아 든 김모(18·송도고)군은 “안경 쓰는 사람들은 시험 중 안경이 더러워져 낭패를 본 경험이 한번쯤 있을 것”이라며 “미처 준비하지 못했는데 요긴하게 쓸 것 같다”며 웃음.
안경점 직원들도 “수험생들은 시험을 잘 봐서 좋고 업체들은 업체를 홍보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 아니냐”며 웃음.
/지역종합
[수능이모저모] 휴대폰 가져왔다 퇴실 '낭패'
입력 2005-11-24 00:00
지면 아이콘
지면
ⓘ
2005-11-24 0면
-
글자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가
- 가
- 가
- 가
- 가
-
투표종료 2024-11-18 종료
경기도는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역점사업이자 도민들의 관심이 집중돼 온 경기국제공항 건설 후보지를 '화성시·평택시·이천시'로 발표했습니다. 어디에 건설되길 바라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