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 사전적 의미로 보면 권력은 남을 지배하는 힘을 말한다. 이렇게 권력을 이해하고 말면 남을 지배하기 위한 마음만을 부추기게 되어 여러 가지 추태를 만든다. 한자로 보면 권력의 권(權)은 저울추를 말한다. 권은 전통적 저울대의 한쪽에 걸거나 저울판에 올려놓는 일정한 무게를 지닌 쇠이다. 이 저울추는 물건의 무게에 따라 추를 바꾸거나 위치를 이동시키며 무게를 잰다. 이렇게 저울추를 바꾸거나 이동시킬 때의 척도는 저울대의 평평함이다. 저울대가 기울지 않고 평평하면 저울질을 잘 한 것이고 저울대가 기울면 저울질을 잘하지 못한 것이다. 즉 '평형(平衡)'이 저울질의 합당성여부를 판단하는 척도인 셈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권력(勸力)이란 저울추가 지닌 힘으로 저울대를 기울지 않고 평평하게 만들고 유지하는 힘이다. 이것은 사회적으로 무얼 뜻할까?
백성들의 삶이 한쪽으로 기울면 권력을 한쪽으로만 쏠리게 잘못 쓴 것이고 백성들의 삶의 질이 평등해서 기울어지지 않으면 권력을 균형(均衡)감 있게 잘 쓴 것이다. 이것이 대학에서 공자가 말한 평천하(平天下)에서 '平'의 뜻이다. '내말 한마디면 너는 죽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권력자는 남을 지배하고자하는 의미의 권력자일지는 모르나 진정한 권력과는 너무나 거리가 멀다. 진정한 권력자란 백성의 삶을 기울어트리지 않고 평등하게 만드는 자이다. 그래서 그런 사람은 겸손하고 공순할 수밖에 없으니 권력을 행사하는데 공순한 마음으로 할 수밖에 없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문서숙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