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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의 국정 농단이 도대체 어디까지였고 이권개입 축재가 어느 정도라는 건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까지도 최순실 게이트 의혹이 제기됐다. 2년 전 IOC가 평창올림픽 분산 개최를 제안해 문체부는 긍정적이었지만 청와대가 불가 원칙을 결정했다는 거다. 그런데 그 '불가' 이유도 최순실의 평창 부동산 투기와 사후 시설활용 이권 때문이라는 의혹이 짙다고 했다. 지난 5월 조양호 한진 회장의 올림픽조직위원장 사퇴도 압력 탓이었다. 조 회장이 김종덕 문체부장관으로부터 사퇴 권고를 받고 이유를 물었다. 대답은 '나도 모르겠다'였다. 올림픽 주무 장관이 조직위원장 교체 이유를 모르다니! 조 회장은 문체부 실세라는 김종 제2차관과 사사건건 부딪쳤고 최순실의 더블루K와 제휴 관계였던 스위스 누슬리 사와의 계약을 거부한 게 사퇴 사유 중 하나였다는 거다.

올림픽 '분산 개최 불가' 결정도 희대의 마녀 최순실의 입김이라면 그 또한 기가 찰 일이다. 올림픽도 경제성, 사후 시설 효용성을 간과할 수 없다. 2020년 도쿄 하계올림픽도 조정 경기 등 서울 분산 개최를 검토 중이라고 했고 지난 여름 리우올림픽은 60억 달러(약 6조7천억원)의 적자를 기록, 리우 지방정부는 파산했다. 1976년 몬트리올 하계올림픽도 예산 초과로 15억 달러의 부채를 안았고…. 2013년 옥스퍼드대 경영대학원 연구팀은 '올림픽 예산초과 확률은 100%'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이제 올림픽 유치 경쟁은 시들해졌다. 2024년 하계올림픽은 로마가 지난달 11일 경합포기를 공식 표명했고 함부르크도 탈퇴했다. 2022년 동계올림픽 또한 스톡홀름과 크라쿠프(폴란드)가 도중에 물러나 베이징 개최로 낙착됐다.

희대의 마녀(she-devil, sorceress) 최순실로 연상되는 게 그리스신화의 세 자매 마녀 고르곤(Gorgon)과 키르케(Kirke)다. 전자는 사람을 돌로 둔갑시킨다는 마녀고 후자는 인간에게 마주(魔酒)를 먹이고 주장(呪杖)으로 때려 돼지로 만든다는 마녀다. 대관절 최순실 마녀에게 당해 돌처럼 굳어버리고 돼지로 전락한 인간이 기하(幾何)인가? 며칠째 계속된 검찰 신문에도 실토하지 않는 독종 마녀, 그녀를 바라보는 그들의 심정이 어떨까.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