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대선에 전 세계 관심이 비상한 이유가 뭔가. 미국의 영향과 무관한 나라가 없고 미국과 전혀 관계가 없는 나라도 없기 때문이다. 노스트라다무스(Nostradamus)가 누구던가. 16세기 프랑스의 최고 점성가이자 미래 예측가다. 그런데 '미국의 노스트라다무스'라 불리는 유명 군사정치전문가 조지 프리드먼(Friedman)이 'Next 100 Years(100년 후)'라는 책을 낸 건 2010년 1월이었다. 그는 그 저서에서 '미 제국은 500년은 더 간다'고 했다. 소프트 파워든 하드 파워든 미국에 필적하고 능가할 나라는 없다고 했다. 하긴 경제 파워만 해도 미국은 전 세계 GDP의 25%를 차지하고 대부분의 국가 지도자가 미국 유학파다. 미래를 꿈꾸는 세계 인재들이 미국으로 몰려들고 노벨상 수상자도 금년까지 347명이다. 지구상의 분쟁 국가를 조정할 경찰국가도 미국이다.
그런 미국의 대선에 이변이 연출됐다. 예상을 여지없이 깨고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험구의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45대 대통령에 당선된 거다. 흑인과 서민층 백인 덕이다. 그런데 그게 혹여 1980년대 폴 케네디 예일대 교수가 저서 '대국의 흥망(The Rise and Fall of the Great Power)'에서 예견했던 쇠락 조짐은 아닐까. 그는 그 저서에서 미국의 쇠퇴와 대국의 몰락을 예견했다. 조지 프리드먼처럼 100년 후다. 언제쯤이다 시한까지 내다보진 않았지만…. 트럼프 충격파는 지난 7월 공화당 전당대회 연설부터였다. 뉴욕타임스는 '미국 대선의 세계적 충격을 어찌하랴'고 했고 일본 도쿄대 쿠보(久保文明) 교수는 '전기 쇼크'에 비유했다. 그럼 트럼프 당선의 충격은 어느 정도일까. 핵폭탄? 그의 얼굴에 분노의 펀치를 날리고 싶다고 했던 미국 배우 로버트 드 니로(Niro)도 트럼프 앞에 싹싹 빌어야 할지도 모른다.
우리로선 내우외환,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아시아 증시도 폭락했다. 하지만 중국만은 시라리(希拉里:희랍리)보다 터랑푸(特朗普:특랑보) 당선을 은근히 바랐다. '남중국해가 중국해라면 태평양은 미국해'라고 했던 힐러리보다야 트럼프가 덜 껄끄러울 걸로 믿기 때문이다. 북한도 대환영이다. '주한미군 철수' 김칫국부터 마실 게다.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