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살리기 위해 당파적 이해나
대권욕 자제하고 대승적 차원서
혼돈을 전화위복 계기로 삼자
낡은 헌법과 국가근간 개혁하고
양극화·고통 치유위한 지혜 필요
지금의 시국은 주변 열강의 각축 속 이리와 늑대들에 둘러싸인 어린 양처럼 쇠잔해 가던 구한말이나 해방 이후 남북 분단으로 갈등하며 동족상잔에 빠졌던 위태로움에 비견될 수 있다. 최근 미국·소련·중국·일본 4대 열강 모두 강력한 국가 수반들이 등장해 국력을 극대화하고 자국의 이익을 전면에 내세우며 서로간 첨예한 패권다툼을 벌이고 있다. 이런 4대 열강의 한 복판에서 핵무장 완성만을 목표로 치달리는 동족 북한을 대치하며, 새우등처럼 웅크린 대한민국이 국정 리더십의 중심을 잃고 표류하고 있다.
만일 현재의 사태를 슬기롭게 극복하지 못하면 반만년 역사에 천우신조로 이룩한 경제 기적과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의 성과가 일순 몰락할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엄습한다. 일단 사인의 국정 농단에 연루되어 휘둘린 대통령이 더 이상의 미련을 내려놓고 국민께 진정한 참회를 표명하고 국정 일선에서 스스로 물러섬이 사태 해결의 출발점이라 보인다.
그러나 대통령과 관계인들의 국법위반 책임소재와 경중이 사법절차에 의하여 밝혀지기도 전에, 정치인들과 국민들이 대통령을 물리력으로 끌어내리려 한다면 헌정 붕괴의 혼란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 우리의 단점으로 지적되는 당파성과 조급성, 부패 둔감과 나만 옳다는 독선을 버리지 못하고 이 사태를 당리당략과 차기 집권에만 이용하려 든다면 국정 혼란은 더욱 깊어질 뿐이다. 대통령이 스스로 국정 일선에서 물러날 기회를 주고 헌법 절차에 따라 새 대통령과 정부가 구성될 때까지 거국중립내각의 책임총리가 과도정부를 이끌게 함이 죄없는 국민 모두의 생존과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의 존립을 지키는 최선의 길이라 보여진다.
우리 겨레는 슬기롭고 용감했다. 유구한 역사의 고비마다 국난의 비상사태에서 의병과 독립군으로 목숨바쳐 나라를 지켰다. 동족 전쟁의 폐허를 딛고 세계사에 유례없이 반 세기 만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루고 경제적, 문화적으로 선진국 문턱에 이른 위대한 국민이다.
우리 민족의 우수성과 신명난 기백은 민족 고유의 정(情)과 한(恨)이 녹아든 국민가요 아리랑에 녹아있다. 아리랑의 우리말 가사는 버림받은 여인의 한을 표현하고 있지만, 한자로 풀면 깨달음을 향한 밝음과 기쁨을 담고 있다. 고난의 역사에 서린 한(恨)을 승화시킨 해원상생(解원相生)의 철학과 민족정기(民族精氣)를 아름다운 정(情)으로 노래한 아리랑 가락이다.
"아리랑(我理朗) 아리랑(我理朗) 아라리요(我羅理曜)." 아리랑의 '아(我)'는 참된 나 '진아(眞我)'이고, '리(理)'는 통하는 이치이며, '랑(朗)'은 밝음 기쁨의 뜻이니 아리랑은 참된 나를 통하는 밝은 기쁨이 된다. 아리랑을 아리(我理)'랑(朗·기쁨)' 대신 아리(我理)'랑(郞·사람)'으로 풀면 참된 나의 이치를 통한 사람이 된다. '아리랑(我利郞)'으로 보면, 참 나, 대아(大我) 즉 세상을 이롭게 하는 '홍익인간(弘益人間)'으로 이어진다.
'아라리요(我羅理曜)'는 진아(眞我)를 펼치고 망라하여(羅) 통함으로(理) 빛이 난다(曜)는 뜻이다. '아리랑(我理朗) 고개(高介)를 넘어간다'는 것은 참 나를 향하여 깨달음의 높은 경계, 곧 피안의 언덕을 깨치어 넘어간다는 의미이다.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십리도 못 가서 발병난다"란 말은 참 나를 외면하고 사리사욕만 추구하는 자는 얼마 못가서 주저앉는다는 뜻이다.
지금 상처입고 신음하는 나라, 큰 나를 지키고 되살리기 위해 당파적 이해나 성급한 대권욕을 자제하고 대승적 견지에서 이 나라의 혼돈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자. 차제에 낡은 헌법 체제와 국가 근간을 개혁하고 급속 성장에 따른 양극화와 구조적 병통을 치유하기 위한 국민적 지혜를 모으자. 너와 나 여야없이 해원상생의 아리랑 노래를 함께 부르며 상처난 대한민국호를 일으켜 세우자. 자랑스런 홍익인간 민족정기를 되살려 참 나, 선진 대한민국을 향하여 아리랑 고개를 넘어가자.
/손수일 법무법인 로쿨 대표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