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조종사 파업이 이틀째를 맞은 가운데 승객들의 불편과 불만이 점점 커져가고 있다.
특히 여행객들이 대거 몰리지만 오히려 결항률은 높아질 것으로 보이는 10~11일 주말에는 '항공대란'도 우려되고 있다.

9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이날 국내선의 경우 212편 중 176편이 결항돼 전날보다 9% 포인트 높은 83%의 결항률을 보였으며 국제선도 14.5% 포인트 증가한 34%의 결항률을 기록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평소보다 40% 가량 인원을 늘려 예약 상담을 하고 있지만 문의 전화가 보통의 50% 이상 폭주하면서 상담하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주말에는 예약률이 90%에 육박해 이들 고객에게 대체 항공편을 찾아주기도 쉽지 않다”며 “어쩔 수 없이 항공여행을 포기하는 고객들이 대거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특히 8~9일 77%였던 화물기의 결항률 역시 10일에는 90%로 올라갈 것으로 보여 해외 수출품 등의 화물 운송에 대한 어려움도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민들의 불만도 커져가고 있다.
이날 김포공항 대합실은 평소보다 한층 한가한 모습을 보였지만 얼굴이 상기된 채 표를 구하러 다니는 승객들의 모습이 종종 눈에 띄었다.
출장차 제주도에 갈 예정인 이모(38)씨는 항공편 취소 후 힘들게 아시아나 항공의 티켓을 구했지만 “미리 파업 얘기가 있었으면 준비라도 했을텐데 결국 시민들만 우왕좌왕하게 됐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날 오후 공항에서는 시민단체 활빈단 홍정식 단장이 '배부른 투쟁, 파업 중단'이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10여분간 1인시위를 벌여 지나가는 승객들에게 박수를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