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연탄가스 중독은 들어봤어도 일산화탄소 중독은 무슨 소리'라고 흘려들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서 실제 사고가 일어나고 있고, 자칫 부주의하면 내 이야기가 될 수도 있는 끔찍한 문제라는 걸 명심할 필요가 있다.
2014년 11월 경기도 남양주 한 캠핑장에서 텐트를 치고 야영 중이던 야영객 2명이 난방을 위해 가스연소기를 켜둔 채 잠들었다가 사망했다. 2016년 3월에는 강원 평창의 한 초등학생이 오랜 기간 등교를 하지 않아 선생님이 가정방문을 해서 일가족이 보일러를 켠 채 숨져있는 것을 발견하는 안타까운 사고도 있었다. 모두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인한 사고다. 실제 최근 5년간(2011~2015) 가스보일러 등 일산화탄소 중독사고는 28건이 발생해 109명이 인명피해를 입었다.
가정용 난방연료로 주로 사용되는 가스보일러는 설치장소의 부적합, 노후제품의 불량 및 사용자의 안전 불감증으로 인해 가스보일러 가동 중 발생하는 일산화탄소 중독사고가 대부분이다. 가스보일러 사고가 발생하는 주원인은 가스보일러 노후·결함에 의한 제품불량사고가 가장 많고, 다음은 배기통(굴뚝) 연결부 이탈에 의한 배기가스유입 사고, 급·배기구 막힘에 의한 사고 순이다.
한국가스안전공사와 전국 도시가스사 등이 겨울철 가스안전을 위한 점검을 강화하고 있지만, 이와 함께 각 개인의 안전에 대한 관심과 주의가 절실히 요구된다.
먼저 우리집 가스보일러를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일산화탄소의 실내 유입을 막기 위해 배기통이 빠져 있거나 꺾인 곳은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거주 지역의 도시가스사나 LP가스 공급자에게 문의하면 전문적이고 상세한 안전점검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가스보일러나 순간온수기는 환기가 잘 되는 곳에 위치해야 하며, 빗물이나 찬바람을 막기 위해 환기구를 비닐 혹은 테이프로 막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환기가 충분히 될 수 있도록 환기구는 반드시 열어 두고, 창문도 수시로 열어줘야 한다. 또한 가스보일러를 새로 설치하거나 교체할 때에는 자격을 갖춘 전문가에 의뢰해야 한다. 사용자가 임의로 조치하는 도중 적절한 안전 조치가 행해지지 않아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겨울 캠핑시 가스안전도 매우 중요하다. 밀폐된 공간에서는 가급적 가스기기 사용을 자제하고, 추위를 피하기 위해 텐트 내에서 가스등, 가스난로 등 가스기기를 사용해야 할 때는 반드시 환기를 시켜야 안전하다.
우리나라가 안전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국민 모두가 안전의 중요성을 명심하고, 평소 생활에서 안전을 실천하는 안전문화 정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바로 안전을 위한 월동준비를 위해 우리집 보일러를 살펴보자. 생활 속 작은 실천이 바로 일산화탄소 중독사고 예방은 물론 안전한 우리집 만들기의 첫걸음이 될 것이다.
/양해명 한국가스안전공사 경기지역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