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관계 악화로 크루즈 기항 급감
내년 '120 → 80회' 10만명 감소예고
中 저가상품단속·日여행 선호 여파
지리약점도 커 1천억 경제효과줄듯


정부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에 따른 한중관계 악화의 영향으로 내년 인천항에 크루즈 기항이 30% 이상 급감할 것으로 예상됐다. 인천항을 통한 중국인 관광객이 10만명 가량 줄어들면서, 이로 인해 1천억원에 달하는 경제효과 감소가 전망된다.

20일 인천항만공사(IPA)에 따르면 내년도 인천항의 크루즈 기항횟수는 80차례로, 지난 6월 말 집계 때의 120회(경인일보 6월27일자 7면 보도)보다 3분의 1이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IPA는 내년 중국발 크루즈의 기항취소는 실제 많아질 것으로 우려했다.

인천의 크루즈가 줄어든 가장 큰 이유로는 사드배치 결정으로 인한 한중관계 악화가 꼽힌다. 중국에서 한국에 대한 인식이 안 좋아지면서 중국인의 늘어나는 해외여행 수요를 한국이 아닌 일본으로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중국 정부가 최근 '불합리한 저가 여행상품 단속 조치'를 발표하면서 한국 여행을 제한한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인천항에 기항하는 크루즈는 이용객 대부분이 여행사를 통한 단체여행객으로, 최근 중국내 여행사들이 10만원 대의 저가공세를 펼쳐왔기 때문에 중국 정부의 이번 조치에 영향을 크게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중관계가 악화되면서 일본여행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는 것도 인천항에는 악재일 수밖에 없다.

최근 중국인 관광객들은 한중(중국~인천~제주)코스 보다 한중일(중국~부산·제주~일본) 또는 중일 코스를 선호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천은 위치적으로 중국에서 일본으로 가는 경로 상에 있지 않다 보니 한중일 크루즈 코스에도 포함되기는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중국인 크루즈 관광객은 보통 기항지에서 쇼핑 등으로 1인당 100만원 이상을 사용한다는 통계를 감안하면, 인천항 크루즈 40차례 감소로 인천항을 통한 크루즈 관광객의 수는 10만명 이상 줄어들 것으로 보여 경제효과 감소 규모는 1천억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IPA 관계자는 "인천에 기항하는 크루즈의 90% 이상이 중국에서 출항하는 만큼 중국 여행객의 비중이 절대적"이라며 "중국발 크루즈의 기항 감소로 인한 경제적 타격은 제주와 부산에 비해 지리적인 취약점을 가진 인천항이 더욱 크게 받게 된다"고 말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