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복지·공공기관 협력 통합관리
한국최초 '사회복지전달 체계'
시·군 크기따라 3~10개센터 운영
추가 비용만 道가 부담 '예산 절약'
민관 협치·개인별 맞춤관리 장점
사회복지정책의 기본골격이라고 할 수 있는 전달체계를 완성하려면, 현재 경기도에서 시행되고 있는 '무한돌봄센터' 모델을 전국적으로 확대·실시하면 된다는 것이 '무한돌봄센터'를 구상하여 추진한 필자의 생각이다.
2010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무한돌봄센터'는 취약계층 개개인을 상대로 지역단위로 민간복지기관과 공공기관 간 협력을 기반으로 통합적 사례관리가 이루어지는 한국 최초의 사회복지전달체계이다. 시·군별로 크기에 따라 3~10개의 무한돌봄센터가 운영되고, 한 지역에 여러 개의 복지기관이 있는 경우 연락 및 업무조정 역할을 담당할 간사기관을 지정하여 운영하고 있다. 경기도가 예산지원을 하고 경기복지재단이 사례관리 등 전문적 자문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센터 운영에 소요되는 추가 비용만 경기도가 부담하기 때문에, 지원예산 규모 역시 연간 100억원을 넘지 않을 정도로 경제적이다. 한 마디로 예산절약적이고, 민간과 공공이 협치를 하면서, 수요자 개개인에 맞는 총합적 사례관리가 이루어진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한국에서 사회복지전달체계에 대한 역사는 1981년부터 시작되었지만, 아직도 제대로 된 전달체계가 확립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1981년 필자가 연구팀장이었던 '영세민종합대책' 보고서에서 전문적 전달체계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전국적으로 '사회복지사무소' 체계를 구축할 것을 건의하였으나, '작은 정부'를 지향해야 한다는 전두환 정부의 당위론으로 인해 추진되지 못하고, 읍·면·동에 사회복지전문요원을 배치하는 절충안이 1988년부터 시행되었다. 1995년 '보건복지사무소' 시범사업을 추진하였으나, 시범사업이 진행되는 중도에 필자가 장관직에서 물러남으로써 전국적으로 시행되지는 못했다. 그 후 노무현 정부에서 '사회복지사무소' 시범사업을 추진하였으나, 행정자치부가 대안으로 제시한 '주민자치센터' 안이 정부방침으로 확정되었다. 그러나 '주민자치센터'에서는 전문적 사회복지서비스의 제공이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판명됨으로써, 앞에서 지적한 대로, 2015년 '읍·면·동 복지허브화' 방안이 다시 마련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주목할 점은 사회복지업무가 중앙정부가 아니라 지방정부의 업무로 확정된 것이다. 또 하나의 특징은 현장의 상황과는 달리, 전달체계에서 민간부문의 기능과 역할은 무시되고 공공 중심의 전달체계만 강조되고 있다는 점이다. 복지행정을 지방정부가 담당하는 것은 세계적 지방화 추세로 미루어 타당하다고 사료되나, 민간부문의 역할이 도외시된 전달체계는 큰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민간사회복지계를 대표하면서 민간과 공공의 가교역할을 하라고 '사회복지사업법'에서 법정단체로 지정된 사회복지협의회의 역할을 강화하는 것이다. 시·군·구 사회복지협의회 설치를 의무화함과 동시에, 사회복지협의회로 하여금 민간복지부문을 대표하여 민·관 협력의 주체가 되도록 관련법을 개정하는 것이다. 이에 더해, 사회복지협의회와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모금과 배분과정에서 협력할 것을 명시하는 방향으로 '사회복지공동모금회법'이 개정된다면, 사회복지전달체계가 완성됨은 물론, '나눔문화'가 활성화되고, 모금과 배분과정에서의 효율성이 크게 개선될 수 있을 것이다.
/서상목 지속가능경영재단 이사장·전 보건복지부 장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