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오전 경기 안산교육지원청 별관 2층에 마련된 단원고 2학년 9반 '기억교실'을 찾은 고 조은정 양의 어머니 박정화(50) 씨는 임시 이전 후 처음으로 교실을 찾은 소감을 이 같이 밝혔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안산 단원고 2학년 학생들이 사용하던 '기억교실'이 진통 끝에 안산교육지원청 별관으로 임시 이전해 3개월여의 구현작업을 마치고 이날 일반인들에게 개방됐다.
기억교실은 지난 5월 4·16가족협의회, 경기도교육청 등 7개 기관·단체 합의로 이뤄진 4·16 안전교육시설 건립을 위한 협약에 따라 8월 이곳으로 옮긴 뒤, 3개월여 구현작업을 거쳤다.
은정 양의 어머니는 딸의 책상에 앉아 "교육청으로 이사하고 오늘부터 일반인들한테 문을 연 데. 너무 보고 싶은 내 딸 은정아. 너희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진실을 꼭 밝히고 갈게…."라고 편지를 썼다.
10여 분 동안 유품을 어루만지던 은정 양의 어머니는 "구해준다는 어른들 말을 믿고 배에서 기다렸을 많은 아이들 얼마나 억울했겠어요"라며 촉촉해진 눈가를 훔쳤다.
5반 교실을 찾은 고 이해봉 담임교사의 지인은 교실에 들어서자마자 교탁을 어루만졌다.
전국교직원노조 후원을 하다가 이 교사를 알게 됐다는 '아이건강경기연대'의 양미애 공동대표는 "참사 당시 아내가 임신 중이었는데…돌아오지 못하고 이름 그대로 바다의 봉황이 됐다"며 "진실이 밝혀져 모든 노란 깃발이 없어지는 내일이 오기를 매일같이 바라고 또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2층으로 계단에 적힌 '골목과 거리와 집과 강물과 늪에 너의 아픈 빛을 오래오래 비춰다오'라는 문구는 이곳을 찾은 방문객들을 5∼10반 교실과 교무실로 안내했다.
교실 복도 곳곳에는 '우리는 이웃입니다', '힘내세요'라는 추모 글과 안전한 사회와 희망을 염원하는 글들이 담긴 액자와 포스터가 빼곡히 내걸렸다.
세월호 참사 유족인 전명선 4·16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한정된 공간에서 대의적으로 서로 양보하고 구현작업이 진행됐다"며 "가족분들 의견을 존중해준 교육청, 교육지원청 등 관계자들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시민교육원이 건립되면 기억교실을 다시 옮기겠지만, 기억교실은 추모와 기억의 공간으로만 전락해서는 안 된다"며 "애초 민주시민교육시설 건립 취지와 목적에 맞게 참교육, 안전교육의 장으로 거듭날 수 있게 콘텐츠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기억교실은 2019년 4·16 안전교육시설이 건립되면 교육시설 내 추모공간으로 최종 이전된다.
안산교육지원청 별관 내 기억교실 개방시간은 오전 9시∼오후 6시, 토요일 오전 10시∼오후 5시이며, 일요일 및 공휴일은 예약을 받아 개방할 예정이다.
4·16기억저장소는 교실방문 추모객을 대상으로 기억교실-기억전시관-단원고-안산 세월호 합동분향소 코스를 돌며 추모하는 '기억과 순례의 길' 프로그램을 이달 말부터 운영할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