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철도 시설관리 공단이 분당선 연장선(분당~수원역간) 차수 공사에 'SGR-일반시멘트·규산소다 3호 저압주입 공법'을 적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공사가 한창 진행중인 수원시 영통구 영통대로 전경. /김종택기자·jongtaek@kyeongin.com
[분당선 연장선 '구식공법' 불안한 시나리오]
1. '안전성 논란' 이유뭔가

 '분당선 연장선(성남 오리역~수원역)' 공사장 주변에 대한 안전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경인일보 12월8일자 19면보도) 공사 발주처인 한국 철도 시설공단이 경비 절감을 이유로 상대적으로 낙후된 공법을 전 구간에 적용, 발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공법은 특히 인근 건물 보호에 취약해 현재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공법인 것으로 알려져 안전성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 한국 철도시설공단에 따르면 공단은 성남 오리역과 수원역을 잇는 19.55㎞구간에 7천500억원을 투입, 지난해 10월부터 '분당선 연장선' 공사에 들어갔다.

 공단은 또 이 구간 차수공사(물막이 공사)에 사용되는 '차수막' 설치 공법으로 '일반 시멘트'와 '규산소다 3호'를 사용하는 'SGR-일반시멘트·규산소다3호 저압 주입 공법'을 적용했다.
 그러나 이 공법은 지난 1970~1980년 서울 지하철 공사가 1~2호선 지하철을 설계·공사할 당시 사용한 공법으로 현재는 거의 쓰이지 않는 '구식 공법'이다.

 이 공법에 사용되는 일반시멘트는 입자가 굵어 물 차단막이 제대로 형성될 확률이 낮은데다 차단막이 만들어지더라도 6~12개월 정도 밖에 버티지 못하고 주변 흙속으로 녹아(용탈) 공사장 주변 건물을 크게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실제로 현재 진행중인 서울 지하철 7호선 9호선, 부산 지하철 3호선, 광주 지하철 1호선 공사 구간에는 고층 건물들이 많아 이 공법을 사용하지 않고 있으며 왕십리~선릉간 공사 1개 구간에서만 사용하고 있다.
 이 공법이 적용된 왕십리~선릉간 4공구는 다른 공구보다 지하수가 낮게 분포돼 있어 차수막의 중요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이 공법을 사용하더라도 무리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그러나 이같은 SGR-일반시멘트·규산소다 3호 저압주입공법의 문제점에도 불구 다른 공법에 비해 17~25%정도 경비절감 효과가 있다는 이유로 이 공법을 고수하고 있다.

 실제 분당선 연장선구간의 경우 이 공법을 사용하면 153억6천만여원이 소요되지만 이보다 발전된 공법인 '고압치환 공법'은 184억여원, 마이크로 시멘트를 사용하는 경우는 204억여원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국철도시설공단 관계자는 “차수 공사에 사용되는 공법은 설계당시 연장선구간 6개 공구 건설업체의 설계사무실 관계자들이 모여 지형·지반에 대한 검토후 결정한 공법”이라며 “이미 70~80년대부터 사용됐다하더라도 그동안 별다른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이 공법을 적용했다”고 해명했다.


◆ 차수설치공사란?
 차수설치공사(물막이)의 정식 명칭은 '차수 그라우팅'.
 지하공간이 있는 건물을 짓기 위해서는 터파기 등의 방법으로 지하부분을 굴착해야 한다.
 하지만 지하공간은 일정깊이 이상 파내려가면 암반이나 지층의 틈새에 지하수 등이 고여있고, 건축물의 시공과정에서는 이 지하수 등이 공사중인 현장의 내부로 침투해 들어오게 된다.
 이 스며들어오는 물을 막기위해 시멘트나 슬러지 등으로 틈새를 막는 작업이 '차수 그라우팅'이다.

 이 작업을 하는데는 현장내부로 물이 스며들어 공사 진행을 못하는 이유도 있지만 현장으로 물이 계속 스며들면 사라진 물의 양 만큼 주변 지반이 침하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물은 주변의 대지를 지탱하고 있는 강하고 중요한 물질이기 때문에 주변 지반이 침하되면 주변 건물이나 도로의 기초가 약해져 붕괴되는 사고가 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차수 그라우팅은 공사 현장은 물론 인근 지역의 안전을 보장하는 중요한 공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