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영미
천영미 경기도의원(민·안산2)
2층버스의 도입 과정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다. 2015년 1단계 9대와 2단계 10대를 도입한 과정 속에서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음을 확인했다. 법인 등기 8개월 정도 밖에 안 된 업체를 최종 낙찰자로 선정하면서 공동수급이라는 유리한 조건을 포함시켰고, 그 낙찰 업체는 설립 전 계열사의 납품 실적을 마치 자신의 실적인 양 포함했다는 사실도 자인했으며 자신들의 부족한 실적을 공동수급자인 외국 업체의 납품 실적으로 부풀린 것도 확인했다. 심지어 해당 법인은 차량제작실적도, 시범운영 실적도 없고 기업 평가도 받을 수 없는 직원 4명의 업체였다. 결국 낙찰자에게 유리하게 작용된 납품 실적은 평가에서도 큰 몫을 하였다.

여전히 해소되지 않는 문제도 남아 있다. 새시를 제작했다는 대만의 한 업체의 존재는 오리무중이고, 제작 현장을 방문한 출장보고서에도 해당 업체의 존재는 없었다. 더 큰 문제는 저상버스용 새시(B8RL1)를 사용했다는 것. 국외에서는 시내버스용 새시로 사용되는, 다시 말해 고속도로용으론 한번도 사용한 적 없는 새시를 국내 2층버스에 사용한 것이다. 외국 전문가조차 안전성을 보장할 수 없다며 국내 입찰에 응하지 않은 사실도 확인했는데, 경기도와 낙찰 업체는 국내 법령에 맞추느라 어쩔 수 없었다는 말만 되풀이한다. 도민의 안전은 애초부터 고려 대상이 아니었단 말인가?

결론적으로 경기도는 버스운송조합에 2층버스 도입의 거의 모든 과정을 떠넘겼고 돈만 주면 된다는 식의 안이한 자세로 임해왔던 것이다. 2층버스 차량 기준도 제시하지 않았고 낙찰자 선정의 평가 기준과 평가 결과도 이번 행정사무감사 질의과정에서 받아봤다는 황당한 발언을 듣게 됐다. 심지어 2015년 1단계 9대가 계약된 납품일로부터 84일 만에 모두 들어왔다는 사실조차 아무런 문제도 안 된다는 식이다. 이미 예산이 확보된 2015년 2단계(10대)와 2016년 1단계(9대) 및 2단계(45대) 차량이 언제쯤 도입될 것인지 알 수 없다. 이럴진대 경기도는 2017년 본예산에 150대 도입을 위한 225억원을 편성했다. 막무가내 밀어붙이기식 추진이다. 시종일관 전문성도 없고 첫 시행이라 버스조합에 맡길 수밖에 없었다는 답변에 답답함을 느낀다. 단순한 행정 처리를 맡긴 것이 아니라 '돈만 주면 알아서 해주겠지'라는 안이한 태도로 거의 전권을 떠맡김으로써 입찰 의혹을 낳았고 차량의 안전 역시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을 초래했다는 것을 아직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인가?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2층버스를 도입할 것인지 정확한 계획조차 자신있게 말하지 못하는 경기도가 내놓은 400대 또는 500대 도입 계획은 전면 재검토돼야 한다. 장밋빛 환상으론 안 된다. 무엇보다 도민의 안전이 우선이고, 도민의 세금이 허투루 사용되지 않도록 전문가들과 함께 더 진지한 고민을 통해 신뢰할 수 있는 계획을 내놓을 때다. 이제는 '업체가 자율적으로 계약하기 때문에 경기도는 아무런 책임이 없다'는 식의 답변은 더 이상 듣고 싶지 않다. '돈만 주면 끝'이라는 자세는 경기도가 취해야 할 자세가 아니다. 좀 더 책임있는 자세로, 진정 도민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누구나 납득 가능한 2층버스 도입이 진행되길 간절히 바란다.

/천영미 경기도의원(민·안산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