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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 제조하며 프랜차이즈 겸업
사업 확장보다 기술력 개선 초점
채산성 무리없이 매출 40억 넘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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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식품업계에서는 겸업이 유행하고 있다. 식재료 생산 기업이 음식점을 열어 가맹점 사업을 하는 형태다.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하고 가맹점을 통해 부수적인 매출 효과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식품제조업의 새로운 활로가 되고 있다.

하지만 사업이 균형을 잃으면 동반몰락 위험이 커 겸업으로 성공한 기업이 그리 많지 않다. 이런 부침 현상은 기업규모가 작을수록 심하다. 성공기업을 들여다보면 역시나 두 사업의 균형이 공통점으로 꼽힌다.

중소 제조공장이 밀집한 포천시 창수면에 자리한 식품회사 블루밀(대표·하월영)은 겸업을 통해 약진하고 있는 기업이다. 지난 2008년에 문을 연 이 회사는 국수를 전문으로 생산하며 '망향비빔국수'라는 브랜드로 가맹점 사업을 벌이고 있다.

직원이라고 해야 20명이 채 안 되는 이 작은 기업이 지난해 거둔 매출실적은 40억원을 훌쩍 넘었다. 매출곡선은 매년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지난해 이 회사에 자금을 지원한 중소기업진흥공단 경기북부지부는 '기술성'과 '사업성'을 성공 요인으로 꼽았다.

식품 제조사의 기술성은 대개 생산설비로 확인되는데 블루밀은 국수 제조설비를 모두 갖추고 생산공정을 'HACCP 인증' 기준에 맞추고 있다. 소규모 기업이 자체설비를 갖추는 데는 상당한 비용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중진공이 눈여겨본 점이 바로 이 투자비중이다. 기술개발에 비중을 둔 기업은 건전한 성장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보다 더 주목받은 점은 사업성이다. 블루밀은 국수 외에 백김치와 소스류를 생산한다. 김치와 소스는 주로 국수 가맹점에 공급되며 회사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한다. 이처럼 가맹점 사업이 수익구조 개선뿐 아니라 생산품목 다변화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호황인 가맹점 사업이 한동안 전국 가맹점 수를 40개로 제한하며 억제돼 왔다.

하월영 대표는 "가맹점을 늘리는 것이 우선이 아니었다"며 "대량 생산체제를 갖추고 연구개발의 수준을 높이는 게 급선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무작정 사업을 확장하기보다 두 사업의 균형 맞추기에 무게를 뒀다. 식도락 천국인 서울 도심에 가맹점이 없는 것도 바로 이런 맥락이다. 그동안 생산체계와 기술을 꾸준히 개선한 회사는 최근 가맹점 서울진출을 본격 선언하고 사업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구재호 중진공 경기북부지부장은 "겸업에 있어 사업의 불균형은 경영의 가장 큰 위협요인이 될 수 있다"며 "블루밀은 가맹점 겸업을 채산성의 무리 없이 지금까지 잘 운영하며 중소기업형 겸업 모델을 완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정부/최재훈기자 cj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