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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한 해가 지나간다. 올 해를 지내며 한 해에 일어났던 일들을 정리해보면 한마디로 '설마'의 한 해였다. 丙申년의 처음 '설마'는 알파고가 건네주었다. 인간의 마지막 자존심으로 믿었던 바둑의 영역에서 이세돌의 패배가 그것이었다. 두 번째의 '설마'는 국내 모든 여론조사의 예측을 뒤엎고 제1야당이 탄생한 것이었다. 세 번째의 '설마'는 브렉시트라는 국가이익을 우선하는 국수주의의 부활이었다. 하반기 들어서서 네 번째로 경주에서 일어난 지진은 우리가 살고 있는 땅에 대한 경각심과 더불어 아집을 버리고 다시 볼 것을 일깨워주었다. '설마 우리나라는 지진안전지대라는데'라는 말은 이제 없어져야한다는 생각을 갖게 된 것이다. 다섯 번째 가장 큰 설마는 비선실세의 국정논단사태였다. 그리고 여섯 번째 설마는 미국 대선에서 cnn여론조사가 당일 아침까지도 91%의 확률로 힐러리가 승리할 거라는 예상을 깨고 트럼프가 당선 된 것이다. 올해 일어난 이런 일련의 사건의 맥락이나 연유를 살펴보면 '설마'라는 짧은 단어에 있다. 우리의 인식은 일상적인 것에 익숙해져 최면이 걸리면 '설마'를 보기 힘들다. 공자는 논어에서 사건이나 사람을 관찰할 때에는 표면뿐 아니라 그 맥락내지 연유를 보라고 하였다. 올해 일어난 일련의 사건의 일관된 맥락은 '설마'에 있다. 특히 예측의 분야에 있어서 올 한해의 '설마'는 향후 시대를 읽는데 있어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문서숙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