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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승재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
최근 만난 인천의 중소기업 대표들은 하나같이 "내년이 더 걱정"이라고 토로한다. 나라 안팎으로 경기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우려다.

최순실 국정논단, 해운업 구조조정, 가계부채 문제 등 사회 전반에 걸쳐 혼란이 야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외적으로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의 예상 밖 당선이 우리나라 경제에 미칠 여파에 대해 많은 이들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보호무역주의 대두 가능성, 미국 금리인상 등 한미관계와 세계 경제의 급격한 변화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인천 경제계는 올 들어 어느 지역 못지않게 국·내외 경기 불황과 맞서야 했다.

특히 지역 경제에 적잖은 충격을 안겨준 사건이 있었다. 바로 인천지역 중견 수출기업 세일전자(주)의 법정관리(기업회생 절차) 신청이었다. 세일전자 부도는 안재화 대표가 인천시비전기업협회 회장 등으로 왕성하게 활동해 온 터라 지역 경제계 안팎의 이목이 더욱 쏠렸다. 세일전자를 비롯해 PCB 업계가 고초를 겪은 한 해였다. 인천에서 내로라하는 이 업계의 유망 기업들이 잇따라 휘청거렸다. 다행히 매출채권보험 등의 도움으로 수많은 중소 협력업체들의 연쇄 부도를 막을 수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도권 최대 규모인 인천 남동국가산업단지(이하 남동산단)는 또 어떤가. 남동산단 입주 기업들의 공장 가동률이 지난 8월 60%대로 곤두박질치며 부진을 겪고 있다. 놀고 있는 공장이 그만큼 늘었다는 의미다. 남동산단은 지난 4월 최고점인 79.2%를 찍은 이후 5월 78.9%, 6월 76.0%, 7월 75.6%, 8월 69.7%로 공장 가동률이 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내수도 걱정이다.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던 인천 소비 심리도 다시 완전히 꺾였다. 한국은행 인천지역본부가 29일 발표한 인천 소비자심리지수는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2009년 3월·78) 이후 최저치인 95.2에 머물렀다.

각종 경제 지표에서 부정적인 신호가 계속 감지된다. 인천시를 비롯해 중소기업 지원기관과 경제단체 등이 기업 현장의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여야 할 때인 것 같다.

/임승재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