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미쳤었습니다'.
12일 열린 기자회견장에는 황우석 교수팀의 연구원들이 함께 자리했다. 20대 초반의 앳된 대학원생에서부터 까무잡잡한 피부의 외국인까지…. 20여명에 이르는 황 교수팀 연구원들은 하나같이 침통한 표정으로 자리를 지켰다.
황 교수는 회견 중간마다 연구원들을 거론하면서 “불광불급(不狂不及)이란 말이 있습니다. 미치지 않으면 다다르지 않는다는 얘기…. 우리는 미쳤었습니다. 일에 미쳤었습니다”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황 교수는 특히 회견 말미에 “아무리 싸게 값을 매겨도 외국에 가서는 최고의 대접을 받을 수 있는 기술들”이라며 “나는 이 분들을 모시고 가기에는 도덕적 흠결이 크지만 이 분들은 일할 수 있는 터전과 기회를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줄기세포 숫자를 부풀린 황 교수와 달리 이들 젊은 과학도들에 대해서는 계속 연구를 하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그렇다면 과연 황 교수 연구팀원들의 기술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일단 논란이 되고 있는 체세포복제를 통한 배반포 형성 기술은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다. 황 교수에 따르면 핵이식 기술은 세계 최고 기술로 서울대 조사위가 밝힌 뉴캐슬대도 황 교수팀의 자문을 받고 있다고 한다.

회견장의 황 교수 왼편에 앉았던 김수 연구원의 경우 유명한 '젓가락 기술'로 2005년 사이언스 논문의 제6저자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에 황 교수팀이 성공했다고 밝힌 무균돼지를 이용한 줄기세포 확립에는 김지혜 연구원이 핵심 역할을 했다. 이들은 이날 함께하지 못한 권대기 연구원과 함께 황 교수팀의 핵심 연구원들로 인정받고 있다.

김수 연구원 등은 최근 경인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신혼인 연구원들까지도 휴일, 명절 하루도 빠지지 않고 일했다”며 “원천기술이 어느선까지인 줄은 모르겠지만 무균돼지를 이용해 우리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우리도 젊은 사람들인데 그렇게 부정한 행위들이 있었다면 가만히 있었겠느냐”며 “줄기세포 숫자를 늘린 것은 (황 교수님이) 잘못한 것이지만 몇년간의 고생이 송두리째 부정되고 있는 현실이 참담하다”고 털어놨다.

이와함께 이들은 황 교수에 대해서도 “약주도 안하고 골프도 안한다. 늘 충혈된 눈으로 우리와 함께 연구만 했다”면서 황 교수의 연구에 대한 열정을 전한뒤 “지방학생과 외국 교환학생들을 위해 방을 얻어줄 정도로 정이 많았다”고 인간적인 면모를 소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