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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한자 사전엔 '탄핵(彈劾)'이 '탄알 탄, 캐물을 핵'자지만 중국의 '彈劾(탄허)' 뜻은 더 강하다. 彈은 '탄알 탄'자이면서 '쏠 탄'자고 劾은 캐묻는 정도가 아니라 깨무는 거다. 총을 쏘고 깨물어 뜯는 게 '탄핵'이다. 그런데 미국 대통령 당선자 도널드 트럼프도 탄핵 감으로 예측한 사람이 있다. 1984년 이래 미국 대선 결과를 정확히 예측한 아메리칸 대 정치사학자 앨런 리트먼(Lichtman)이다. 그는 이번 미국 대선이 끝난 후인 지난달 15일 CNN에 출연, '트럼프는 법을 자신의 기준에 맞춰 멋대로 재단하는, 한 마디로 위험인물'이라고 했다. 그런 트럼프를 몹시 싫어해 탄핵을 맞든 말든 미국을 떠나겠다는 사람이 있어 화제다.

아프리카(나이지리아) 작가로는 최초로 1986년 노벨문학상을 탄 월레 소잉카(Soyinka)가 미국 뉴스 채널 eNCA에 출연, '미국 영주권을 포기하고 모국으로 가겠다'고 선언한 건 지난 1일이었다. 1990년대부터 미국 명문대 교수이기도 했던 그가 미국 영주권 포기를 선언한 이유는 복잡하지 않다. 부친이 아프리카 케냐 출신인 오바마 대통령과는 너무도 달리 트럼프는 한 마디로 역겨운 인간이라는 거다. 그래서 리트먼의 예측처럼 트럼프가 탄핵을 맞기 전 미국을 뜨겠다는 거다. 82세 노구를 이끌고…. 탄핵 감 선진국 대통령은 또 있다. 프랑스의 올랑드도 지난달 초 의회에 탄핵안이 발의됐다. 지난 10월 출간한 대담집 '대통령이 이걸 말하면 안 되는데…'에서 국가 기밀을 누설하고 안보를 위태롭게 했다는 이유다. 그래서 지지율은 4%로 추락했고 임기 6개월을 남기고 다음 대선도 불출마를 선언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보고 싶다며 초청, 2015년 4월 정상회담을 했던 브라질의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은 지난 8월 탄핵, 퇴진했고 후임인 76세 테메르(Temer) 대통령도 취임 3개월 만에 탄핵 위기에 몰렸다. 반부패 법 완화 기도가 이유다. 이웃 베네수엘라도 마두로 대통령 탄핵 시위가 요란해 지난 10월 26일엔 120만이 참여했다는 거다. 특이한 건 브라질도 베네수엘라도 좌파 대통령에 대한 우파의 탄핵 시위다. 우리는 노무현에 이어 박근혜 차례인가. 남북 모두 한반도가 '恨半島'다.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