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글로벌캠 재학생 49명
"朴 대통령 퇴진" 시국선언
중국·영어 등 3개국어 진행
참관학생 시위문화 '인상적'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 문화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인천에서 학교에 다니는 외국인 학생들도 현재 우리나라 정치 상황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100만명 넘게 참여하는 평화 집회에 대해 놀라움을 나타내면서 본인들이 직접 촛불 문화제에 참여하기도 했다.
5일 낮 12시께 송도 인천글로벌캠퍼스에서는 한국조지메이슨대학교, 유타대학교아시아캠퍼스, 한국뉴욕주립대, 겐트대학교글로벌캠퍼스 재학생 49명이 진행하는 '박근혜 대통령 퇴진 학생 시국선언'이 열렸다.
이날 시국선언은 캠퍼스 내 외국인 학생들이 많은 만큼 한국어, 영어와 중국어 등 3개 언어로 진행됐다.
학생들이 "대통령은 국정 운영을 중단하고 즉시 퇴진해 조속하고 청렴한 검찰 수사를 받아 각종 의혹과 진실을 밝혀내야 한다"고 영어로 말할 때는 몇몇 외국인 학생과 교사들이 멈춰 서서 지켜보기도 했다.
미국에서 온 학생 레이나(가명·24)씨는 "평소 정치에 관심이 많지만, 미국에서 '집회'라고 하면 경찰과 시민이 대치하는 등 폭력적인 이미지가 있어 참여해본 적이 없었다"며 "한국 학생들과 사람들이 지금처럼 평화 시위를 하고 있는 것에 굉장히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레이나씨는 "외신은 물론 아리랑TV 보도나 한국 친구들로부터 현재 한국의 정치적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인지하고 있다"며 "많은 사람이 염원하는 대로 대한민국을 위해 현재 대통령이 퇴임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 부평역 촛불문화제에는 중국·대만에서 온 교환 학생들이 동참하기도 했다.
시국선언에 참여한 한국조지메이슨대학교 학생 신성재(23)씨는 "아주 어렸을 때 외국에 나갔다가 외국 생활을 오래 하고 한국에 온 지 얼마 안 됐지만, 외국에서 접했던 우리나라의 모습보다 현재 민주주의가 퇴보됐다고 느꼈다"며 "시간이 지나면 국민이 잊을 거라는 대통령의 담화 수준에 너무 화가 나며, 우리의 목소리를 SNS를 통해 외국인에게도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시국선언을 준비한 한국조지메이슨대학교 학생 김휘용(24)씨는 "급속한 성장으로 선진국 반열에 들었다고 자부했지만 이런 비리 의혹이 벌어져 대한민국이 부끄럽다"며 "국가와 그 수장이 바로 서지 않기에 우리 외국 대학 학생들도 동참해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윤설아기자 sa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