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오후 김포시 하성면 전류리 포구. 번화한 김포시내를 출발, 한강 철책이 설치된 352번 지방도로를 따라 20분도 안돼 도착한 포구는 조금전 시내 분위기와는 완연히 달랐다.

무장한 군인에게 신분증을 제시하고 들어 간 포구에는 어민 5~6명이 군인들의 삼엄한 경비속에 잡은 숭어를 뭍으로 옮기고 있었다. 최전방의 모습 그대로였다.
그러나 강 건너편으로 자유로를 질주하는 차량들과 파주 출판단지의 화려하고 세련된 건축물, 일산 신도시의 아파트 숲은 이곳과 오버랩되면서 부조화한 묘한 감정을 끌어냈다.

“철책선 때문에 불편한게 이만저만이 아니죠. 한강변 철책을 모두 없애달라는 것도 아니고 포구의 철책만 없애 달라는 것인데 뭐가 어렵나요.”
한강어촌계 전류리 포구 서승석(43) 선단장은 수십년간 가슴에 담아왔던 불만을 쏟아냈다.
전류리 포구는 종전 직후 비무장지대(DMZ)가 설정되면서 김포 북쪽 포구와 나루가 모두 폐지되는 바람에 현재는 한강 하류 최북단에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이 포구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남북 화해무드가 계속되고 포구 코 앞에 양촌·장기지구 등 380만평 규모의 김포신도시개발계획이 발표되면서 철책철거에 대한 어민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또 현재 건설중인 일산대교 외에 김포 봉성산에서 파주 출판단지를 연결하는 또다른 대교가 건설될 것이라는 개발계획도 나오면서 이런 기대감은 한층 더 높아졌다.

철책이 철거되면 일출에서 일몰까지만 가능한 조업시간이 연장되고 포구내 어판장 설치로 인근 신도시 주민들을 끌어들일 수 있어 소득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어민들의 생각이다.
서 선단장은 “포구쪽 일부 철책을 철거하고 어판장만 설치할 수 있도록 해준다면 현재 헐값에 중간상들에게 넘기는 싱싱한 생선들을 소비자들에게 싼 값에 바로 공급하고 어민들도 소득을 더 올릴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그동안 각종 개발과 인구유입으로 주변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었는데도 포구는 여전히 60년대 냉전의 시대를 살고 있었다”면서 “이제는 전류리 포구도 변해야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