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주 군포시장은 왜 오종두 카드를 고집했을까.
 김 시장이 경기도의 만류를 뿌리치고 오종두 행정지원국장을 부시장으로 승진 발령한데(경인일보 24일자 1면보도) 따른 후폭풍이 거세다. 특히 오 부시장과 오영교 행자부장관이 가문(家門) 내 사람으로 어린시절을 같이 보내고 중학교까지 함께 다닌 죽마고우란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런 저런 설(說)이 꼬리를 물고 있다.

 지난 23일 오 부시장을 승진 발령한 김 시장은 인사에 앞서 손학규 도지사를 두번 만났다고 한다. 부단체장은 광역단체장이 시장·군수와 협의를 거쳐 임명해온 관행을 깨는 파격인사의 불가피성을 설명하기 위해서다.
 손 지사는 적극 말리면서 부지사와 담당 국장을 두차례 보내 김 시장에게 강력한 '불가 의지'를 전했다.

 그런데도 김 시장은 끝까지 밀어붙였다. 도의 반발과 응징이 뻔한데도 김 시장은 무서운 뚝심을 보여준 것이다. 왜 그랬을까. 특히 오 부시장이 오 장관과 충남 보령에서 함께 자랐고, 같은 가문으로서 절친한 사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김 시장-오 부시장-오 장관 간 상관관계에 대한 함수풀이가 한창이다.

 지역정가에서는 김 시장이 열린우리당의 공천을 확실하게 보장받기 위해 승부수를 던졌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중앙당에 영향력이 있는 오 장관의 입김을 겨냥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오 부시장은 충청권 출신에 군포에서 오랜 공직생활을 한 강점이 있다. 지역의 표를 움직일 힘이 있는 것이다. '막상 선거가 시작되면 거꾸로 김 시장이 신세를 지게 될 것'이란 우스갯소리도 있다.

 오 장관도 오 부시장의 도움을 받게 될 지 모른다. 그는 열린우리당의 충남지사 후보군으로 오르내리고 있다. 오랜 고향 친구이자 친척을 도왔다는 소문은 손해볼 일이 아니다.

 하지만 당사자들은 모두가 사실 무근이라고 부인하고 있다.
 김 시장측 관계자는 “노동계 출신인 김 시장은 외부에서 임명하는 것을 싫어하며 이번 인사도 같은 맥락”이라며 정치적인 의미 부여를 경계했다. 이어 “오 장관과 오 국장이 한 집안이면서 매우 가깝게 지낸 사실을 (김 시장이) 알고 있었을 것”이라며 “그러나 이번 인사는 행정적인 사안만 고려됐을 뿐 정치적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했다.

 오 부시장도 “오 장관은 최근에 보지도 못했고, 아마 인사 사실을 몰랐을 것”이라며 외압설을 강하게 부인했다.
 오 장관실 관계자는 “개인 친분관계가 있는 것은 사실이나 언론을 통해 부시장 발탁 사실을 알았을 뿐 인사전에는 사실 자체를 몰랐으며 압력설은 억측”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