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역·동탄역 거리 13㎞ '승객 수요 중복'
먹구름 드리운 '수원발 KTX'에 산 넘어 산
광명역, 수서역과 경쟁 위해 셔틀버스 도입
경부선 평택역, 지제역 영향 구도심화 우려
# 수원발 KTX에 불똥 튀나?
수원역과 SRT 동탄역간 거리는 불과 13㎞ 밖에 되지 않고 승용차로 30분이면 충분히 이동이 가능하다. 특히, 수원 영통과 용인, 성남 등 경기 남동지역은 수원역보다 동탄역의 접근성이 뛰어날 것으로 보여 수원발 KTX와 SRT 동탄역간의 간섭이 우려되고 있다.
현재 수원역 KTX는 상·하행선 오전·오후 2편씩 총 8편이 수원역을 경유하고 있다. 수원역을 경유하는 KTX는 서울역부터 대전역까지 기존의 경부선을 이용하고 대전역부터 KTX 전용선으로 운행되면서 '반쪽짜리 KTX'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더구나 광주·목포 방면 KTX는 단 1개 열차도 수원역을 경유하지 않기 때문에 광주·목포 방면으로 가려면 경기남부권 시민들은 새마을이나 무궁화를 이용하거나 KTX 광명역 또는 천안아산역에서 KTX로 환승을 해야만 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수원발 KTX가 제시됐고 3천여억원의 예산을 들여 경부선 서정리역과 수도권KTX(수서~평택) 지제역을 연결(4.7km)하는 '수원발 KTX 직결사업'이 가장 핵심적이고 필수적인 사업으로 추진됐다.
'수원발 KTX 직결사업'이 완료되면 수원역을 출발한 KTX 열차는 지제역에서 KTX 전용 노선을 타고 대전까지 달릴 수 있게 돼 시간단축과 함께 수원역에서 호남선 KTX를 이용하게 되고 운행 횟수도 현재 1일 34회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됐다.
경기도도 지난여름 기획재정부에서 실시한 예비타당성 조사(이하 예타) 결과 비용편익분석(B/C)이 1.0 이상으로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나와 '수원발 KTX 직결사업'이 본격 추진될 수 있게 됐다고 발표했었다.
하지만 경기도가 정부에 요청한 수원발 KTX 직결사업비 300억원 중 33억원만 내년도 정부예산에 반영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수원발 KTX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연내 수원발 KTX 직결사업 설계 착수 및 2017년 10월 조기착공 등 경기도의 계획은 차질이 불가피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또한 수인선 송도역을 출발해 화성시 어천역에서 경부선 KTX와 잇는 인천발 KTX 사업비 200억원 중 47억원만 정부 예산안에 반영, 인천발 KTX를 2021년에 개통하려던 인천시의 계획이 불투명해 졌다.
# KTX 광명역, SRT 수서역과 사투!
SRT 수서역과 KTX 광명역이 수도권 남부지역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올 상반기 하루 평균 이용객이 3만여명에 그치면서 '4천억원짜리 간이역'이라는 오명까지 얻고 있는 KTX 광명역으로서는 SRT 수서역과 사활을 건 한 판 승부를 벌여야 하는 상황이다.
KTX 광명역은 SRT 출발역인 수서역에 경기 중부권 고객을 뺏기지 않기 위해 다음 달부터 서울지하철 2·4호선 사당역과 광명역을 오갈 셔틀버스가 정차하는 버스 정류장을 조성하는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코레일은 사당역과 광명역을 20여분만에 연결하는 직통 셔틀버스를 5~10분 간격으로 운행키로 했고 3천여대를 세울 수 있는 대형 주차빌딩과 대규모 도심공항터미널도 지을 계획이다.
하지만 이러한 방안이 얼마만큼의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셔틀버스 운행만으로 SRT로 향하는 서울 강남과 경기 중부권 고객들의 발길을 돌리기에는 부족하다.
우선 코레일은 가격 경쟁에서 SRT보다 평균 10% 정도 비싼 편이라 경쟁력이 떨어진다. 마일리지제도와 인터넷 할인율 확대로 SR에 맞서겠다는 계획이지만 SRT의 공격적인 마케팅과 비교해 볼 때 뒷북 전략으로 비치고 있는 형국이다.
# 경부선 평택역, 구도심 전락하나?
SRT 개통으로 인한 최대 수혜지역으로 평택시가 손꼽힌다. 삼성전자 산업단지, 미군 기지 이전, 평택항 부두 확장 등 다수의 호재와 함께 SRT 지제역사와 KTX 역사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광역 환승센터까지 추진되면서 지제역은 10여년 뒤 평택의 중심상권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SRT 지제역 상권의 발단은 당연히 경부선 평택역 상권의 슬럼화를 가져 올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SRT 지제역과 상당한 거리를 떨어진 평택역 인근 재개발 사업 추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지만 여전히 현실화되지 못하고 있다.
40만㎡에 이르는 평택역 상권은지난 2009년 AK플라자 평택점 오픈 이후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상권을 유지해 왔지만, 소규모 상가가 많은 탓에 아직도 상권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는 것이 지역 부동산업계의 설명이다.
더구나 부동산 거래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SRT 지제역 상권 개발로 인해 경부선 평택역 주변은 자칫 구도심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문성호기자 moon2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