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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통령은 거의가 유고였다. 초대 이승만은 4·19로 하야했고 박정희는 측근의 총에 피살됐다. 전두환 노태우는 감옥에 갔고 DJ와 YS도 감옥과 단식투쟁 등 불행했는가 하면 노무현은 탄핵~감옥 문턱에서 자살했고 박근혜도 탄핵을 당했다. 윤보선과 최규하는 대통령 시늉만 했고…. 대통령 유고가 잦은 이유가 뭘까. 풍수지리 명리(命理)학자들은 청와대 터가 흉지(凶地)라서 그렇다는 거다. 하긴 풍수지리 국세에 문외한인 눈으로 언뜻 쳐다봐도 청와대 뒷산은 꼭 봉분(封墳) 같고 본관 지붕은 상석(床石)을 닮았다. 그런데 청와대뿐이 아니다. 미국의 백악관과 일본 총리 공관(舊館)도 예전엔 유령이 출몰한다고 했고 집 주인인 대통령과 총리도 유고가 잦았다.

윌리엄 해리슨(Harrison) 9대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폐렴으로 사망(1841년)했고 재커리 테일러(Taylor) 12대 대통령은 급성 콜레라로 급사(1850년)했지만 독살설이 분분했다. 링컨 대통령 암살은 1865년이었고 제임스 가필드(Garfield) 대통령(20대)의 피격 사망은 1881년이었다. 윌리엄 매킨리(Mckinley) 대통령(25대)은 1901년에, 존 F 케네디 대통령(35대)은 1963년에 암살됐고 32대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별장에서 뇌출혈로 숨졌다. 일본도 2005년 새 총리공관 신축 이전의 구관은 '유령의 집'으로 불렸고 새 공관의 첫 주인공인 타나카 기이치(田中義一) 총리도 퇴임 2개월 만인 1929년 협심증으로 급사했고 하마구치 오사치(濱口雄幸) 총리는 그 이듬해 도쿄역에서 피격, 치료 중 사망했다. 이누카이 쓰요시(犬養毅) 총리와 사이토 마코토(齋藤眞) 총리도 각각 1932년과 36년 총격으로 숨졌고 오히라 마사요시(大平正芳) 총리가 흉기 습격을 받은 건 1978년이었다.

그런데 한국 대통령의 비극은 최근에도 그침이 없다. 10일자 일본 요미우리와 도쿄신문은 '박근혜 탄핵' 사설까지 썼다. 혼란 최소화를 바랐지만 일본과 껄끄러워질 차기 정권을 더 우려했다. 중국도 빠른 회복 안정(盡快回復穩定)을 바란다고 했지만 사드 거부는 여전했다. 미국 언론도 탄핵(impeach, toppling)보도를 빠뜨리지 않았고…. 헌재 판결이 어떻게 나든 문제고 일러도 늦어도 걱정이다.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