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코스 400m·200m 제패 이어
1500m 기록 보유자 제치고 우승
14분15초51 亞·대회기록 물갈이
리우올림픽 출전포기 악몽 극복
'마린보이가 돌아왔다'.
박태환(27·인천시청)이 보란 듯이 재기에 성공했다. 박태환은 12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 WFCU 센터에서 열린 제13회 국제수영연맹(FINA) 쇼트코스(25m)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1천500m 결승에서 14분15초51로 아시아 및 대회 기록을 새로 쓰며 1위를 차지했다.
세계기록(14분08초06) 보유자인 그레고리오 팔트리니에리(이탈리아·14분21초94)와 보이치에흐 보이타크(폴란드·14분25초37)를 제쳤다.
박태환의 경쟁자였던 장린(중국)이 2009년 일본오픈대회에서 작성한 아시아기록(14분22초47)은 물론 팔트리니에리가 2014년 카타르 도하 대회에서 세운 대회기록(14분16초10)도 갈아치운 것이다.
자유형 400m에서 한국 선수로는 이 대회 첫 금메달리스트가 된 박태환은 200m에 이어 1천500m까지 제패하며 3관왕에 올랐다.
박태환은 1천500m 이후 여자 계영 200m시상식 후 열린 남자 자유형 100m 결승에 출전했지만, 7위(47초09)로 대회를 마쳤다.
이번 대회로 박태환의 2016년 공식 일정은 마무리됐다.
도핑 적발로 야기된 18개월 선수자격 정지 징계가 지난 3월 풀린 뒤 훈련에 매진해 8월 열린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출전했지만, 훈련 부족 탓에 주종목인 자유형 400m와 200m는 물론 100m에서도 예선 탈락했고, 1천500m는 출전을 포기했다.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박태환에게 리우올림픽 출전포기를 압박한 사실이 최근에 알려지면서 올림픽에서 부진의 이유가 밝혀지기도 했다.
올림픽에서 실패 후 박태환은 초심으로 돌아갔다. 지난 10월 전국체전에 출전해 자유형 200m와 400m에서 모두 대회신기록을 세우고 우승했고, 지난달 도쿄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는 4관왕을, 이번 대회에선 3관왕을 차지했다.
특히 박태환의 이번 대회기록은 9년 전이던 2007년 FINA 경영월드컵 시리즈에서 작성했던 자신의 최고 기록을 모두 넘어선 것들이다.
대회 일정을 모두 마친 박태환은 미국을 거쳐 조만간 귀국한다. 지난 3월 이후 강행군을 이어온 박태환은 모처럼 쉬면서 내년 계획을 세울 예정이다.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