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가 기흥레스피아 내 테니스장을 없애고 축구장을 증설하기로 해 테니스동호인들이 반발하고 시의회가 계획안 처리를 보류한 가운데(경인일보 11월 21·22·23일 자 21면 보도) 시가 사업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시는 그러나 수지구의 배드민턴장을 테니스장으로 바꾸는 사업은 강행한다는 방침이어서 배드민턴동호인과 인근 주민들이 사업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13일 시에 따르면 기흥레스피아 내 테니스장 5면을 없애고 축구장 1면을 증설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이를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시는 이에 따라 골드CC 인근에 조성키로 한 10개 면 규모의 테니스장 건설계획도 재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테니스동호인들의 반발이 계속되는 데다 시의회 역시 민원이 해소되지 않으면 (축구장 건립을 위한) 공유재산변경안을 처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 계속 추진하는 게 무리라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 관계자는 "골드CC 인근에 조성 중인 테니스장 조성공사가 잠정 중단된 상태로, 시의회에 보고한 올해 말 개장 일정은 사실상 어렵게 됐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축구동호인들은 골드CC 인근에 축구장이 조성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반응이다"면서 "(축구장 증설과 대체 테니스장 조성) 계획안 자체를 재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는 그러나 수지구 신봉동 고속도로 하부 체육공원 내 배드민턴장을 테니스장으로 바꾸는 공사는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배드민턴동호인들과 인근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은 사업이 백지화될 때까지 반대운동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아파트 입주예정자 대표 7명은 지난주 2차례 시청과 구청을 찾아 반대의사를 전했다. 이 과정에서 한때 고성이 오가고 시청 직원이 휴대전화 촬영을 시도하면서 분위기가 험악해지는 등 소동을 빚었다.

한편 시의회 자치행정위원회는 지난달 집행부가 기흥레스피아 내 축구장 증설사업 계획안을 재상정하자 부결 처리한 계획안을 여건이 변하지도 않았는데 곧바로 재상정한 것은 시의회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질책하고 심의를 보류했다.

시는 특히 기흥레스피아 내 테니스장을 증설하겠다며 중앙정부로부터 받은 특별교부금 3억원으로 엉뚱하게 수지구 지역 테니스장을 증설하는 데 써 '나랏돈은 함부로 써도 되느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용인/홍정표기자 jp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