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포시의회 예결특위가 1조1천여억원에 달하는 내년 시 살림에 관한 예산안에 대해 단 하루 만에 61억여원을 대폭 삭감, 14일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예결위 활동은 애초 각 실·국 별 현미경 검증이 이뤄질 것으로 예측, 공직사회가 잔뜩 긴장하고 있었으나 지난 9일 전례도 없이 단 하루만 예결산 회의를 열고 '속전속결' 심의 후에 활동을 종료했다. 일부 심의 과정에서 속기록에 남는 아무런 논의나 소명 절차도 없이 예산이 대폭 삭감돼 부실 심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 때문에 한민족디아스포라(1억5천만원) 등 김포 평화도시 조성을 위한 정책예산을 전액 삭감당한 예산담당 부서의 한 팀은 2017년 사업예산 편성을 단 한 푼도 받지 못함에 따라 사실상 개점휴업을 면키 어렵게 됐다. 특정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존재하는 부서의 예산을 전액 삭감하는 것은 행정조직 자체의 존립을 부정하는 심각한 행위란 비판을 면키 어렵다.
또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산단 조성 등을 추진한 일부 김포시 실·국은 예산 편성의 필요성과 사업 타당성 등을 설명할 기회조차 얻지 못한 채 예산이 줄어드는 상황에 직면하게 됨에 따라 어디에 하소연도 못 하고 망연자실하고 있는 상태다.
특히 시장 업무추진비를 70%나 삭감한 데 대해선 이해하기 어렵다는 게 대다수의 반응이다. 법정경비인 시장의 업무추진비는 전국 각 지자체에 공통된 기준을 적용, 운영되는 점을 고려할 때 납득이 안된다.
행정감사 등에서 논란이 되었던 시장의 과도한 외유가 문제였더라면 그에 관련된 예산만 삭감하는 게 맞지, 대중국기지를 표방하고 있는 김포시의 국내외 교류 추진 예산을 전액 삭감한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경제가 어려워지는 이 마당에 예산절감 차원이었다면 시의회 의장과 부의장, 상임위원장 등의 자체 업무추진비에 먼저 손을 댔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더욱 중요한 문제는 예산 졸속 심의의 원인이 바로 '협력' 혹은 '협치'의 정신 부재란 점이다. 예결위 심의를 둘러싸고 새누리당과 민주당 의원들 간 이견도 매우 컸다. 시의회와 집행부 간 시정 전반에 대한 소통도 사실상 '먹통'이었다는 데서 병은 깊기만 하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정책을 논하고 예산을 심의·편성했다면 김포시의회로 인해 시민들은 더 행복한 내일을 꿈꿀 수 있을 것이다.
'촛불 민심'으로 대변되는 현 탄핵정국의 핵심은 '협치' '소통' 리더십의 결여가 원인이었음을 우리는 잊으면 안 된다.
/전상천 지역사회부(김포)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