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EZ 주민, 고장·악취 불만
하나로 된 관로, 재활용 방해
10여년 비효율적 운영 원성
"음식물 별도 수거" 새 방침
반대 많아 민-관 갈등 우려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사는 A 씨는 아파트 단지에 설치된 폐기물 자동집하시설에 대한 불만이 크다. 쓰레기배출량이 많은 주말이면 집하시설 투입구 자체가 열리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집하시설은 주민들이 버리는 쓰레기를 일정 시간 간격으로 관로를 통해 집하장으로 이송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주민들의 쓰레기배출량이 많아지면 단지 내 집하시설이 쓰레기로 가득 차 투입구 자체가 열리지 않는 것이다. 집하시설에 여유 공간이 있더라도, 잔고장으로 인해 투입구가 열리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집하시설 투입구가 열리지 않는 날에는 시설주변에 쓰레기 봉투를 놓고 가는 주민도 많다.
A 씨는 "여름이면 투입구 근처에서 나는 악취 때문에 주변을 지나기도 짜증 날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도입한 지 10여 년이 지난 인천경제자유구역(IFEZ)의 폐기물 자동집하시설이 잦은 고장과 비효율적인 운영으로 민원의 온상이 되고 있다.
송도국제도시 집하시설을 관리하는 인천 연수구에는 집하시설관련 민원이 1주일에 5~6건 접수되고 있다. 연수구 관계자는 "여름에는 하루에만 10건 이상의 민원이 접수될 정도로 주민들의 불만이 크지만 해결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고 했다.
송도 일부 지역 집하시설의 경우 설치한 지 10년이 지나면서 중요 부품교체 시기가 도래해 지자체와 주민의 경제적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아파트 단지 내 집하시설 하자보수 비용은 주민이 부담하고, 집하장 등 단지 외부시설은 지자체가 부담해야 한다.
송도 2·4공구 폐기물 집하시설 관리업체 브니엘 관계자는 "일부 부품에 대해서는 올해부터 교체 작업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일반·음식물 쓰레기를 분류하는 핵심부품인 원심 분리기를 교체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집하시설의 더 큰 문제는 쓰레기 재활용을 가로막는다는 점이다. 집하시설 투입구는 일반쓰레기(생활폐기물)와 음식물쓰레기로 분리돼 있지만, 관로가 하나로 돼 있어 이송과정에서 쓰레기가 섞여 버린다. 인천환경공단 등에 따르면 집하시설로 수거한 쓰레기의 재활용률은 '0%'에 가깝다.
이 같은 문제가 계속되자,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새로 조성하는 송도 6·8공구 집하시설은 음식물쓰레기를 취급하지 않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음식물쓰레기를 별도로 수거해 재활용이 가능하게 하고, 집하시설 이송관로 부식이나 고장 등도 막겠다는 취지다.
이런 방식은 IFEZ 신규 조성지구나 내구연한 도래 집하시설 등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하지만 국제도시 이미지 저하 등을 이유로 '음식물쓰레기 별도 수거'에 반발하는 주민도 많아 새로운 양상의 민·관 갈등이 우려된다.
/홍현기·김주엽기자 hh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