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런 노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정답이 아니라 사회에 의해 학습된 것이다. 젊게 사는 법, 안티 에이징 등 노년을 위한 다양한 용어들이 되려 노년의 삶을 부정적인 것으로 폄하하고 회피해야 할 대상으로 낙인찍고 있다.
저자는 '나이듦'을 배운다는 것은 신체적·물리적 변화가 민족성이나 계층, 성별, 정치 경제적 특성 등 해당 사회가 내건 가치의 영향으로 형성됐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설명한다.
한국 역시 다르지 않다. 뉴스를 포함한 각종 매체에는 노화에 대해 주로 신체적, 의료적 건강을 다루거나 경제, 정책적 측면으로만 노인 문제를 다룬다. 큰 맥락에서 나이 듦을 이해하고 개인적 차원에서 정서적 준비를 하도록 돕는 담론은 아예 형성조차 되지 않았다.
책은 인생의 후반기를 쇠퇴기로 치부하는 이유는 진실로 노년을 진지한 대화 주제로 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오래 살았다 해서 당연히 현명한 것은 아니고 무조건 고집스러운 게 아니듯 노년에 대한 선입견을 자신 스스로부터 당장 없애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리는 누구나 늙어가지만, 나이 듦을 제대로 상상하지도 않고 준비할 여유도 없다. 때문에 우리는 무엇이 노년의 의미이고 목적인지 성찰하고 배워야한다는 메시지가 의미심장하다.
/권준우기자 junwo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