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인천교구와 인천 중구가 진행하는 '답동성당 관광 자원화 사업'을 두고 일부 신도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천주교 인천교구가 평신도들과 상의 없이 답동성당 앞마당 부지 4천여㎡를 수십억원에 매각하고 중구가 이를 주차장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 알려지면서다. 18일 인천 중구에 따르면 천주교 인천교구는 지난 10월 말 답동성당 앞마당 부지(4천59㎡)를 중구에 매각했다. 매각 대금은 94억9천만원이다.
중구는 이를 주차장 부지로 활용해 신포시장 일대 방문객들의 주차난을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2018년까지 관광 자원화 사업의 하나로 성당 일대를 근대 건축물과 녹지가 어우러지는 공원으로 조성할 방침이다.
그러나 답동성당 평신도들을 주축으로 한 700여 명은 천주교 인천교구가 신도들과 한 마디 상의도 없이 성지 개발의 주체를 지자체에 넘겼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성전부지되찾기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인 정동준(64) 신도는 "중구가 땅 매입비로 94억 원을 쏟아부으면서 당초 취지와는 거리가 먼 주차장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신도들의 공간이 지자체 주도의 주차장 관리지역이 되는 것을 교구청이 일방적으로 판단한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신도들 역시 "해당 땅은 일부 교구청의 땅이 아니라 1980년 민혜련 카타리나 신도가 교구에 신도들을 위해 기부한 것"이라며 "결국 신도들이 원했던 성역화 사업이 아니라 주차장 사업밖에 안 된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들은 최근 성전부지되찾기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고 현재까지 700여 명 신도들의 반대 서명을 받아 교회 곳곳에 인천교구와 중구를 규탄하는 현수막을 걸었다.
이에 중구 관계자는 "인천교구, 답동성당 관계자와 함께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한 달 한 번씩 함께 논의했던 사항"이라며 "절차상 문제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윤설아기자 sa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