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주재 공관에 근무하고 있는 한 한국 외교관이 해당 국가의 미성년자를 성추행하는 듯한 상황이 한 방송사의 카메라에 포착돼 파문이 일고 있다.
18일(현지시간) 페이스북에 따르면 칠레의 한 방송사는 지난 15일 시사고발 프로그램 '엔 수 프로피아 트림파'(En Su Propia Trampaㆍ자신의 덫에 빠지다) 예고편을 공개했다.
공개된 예고편에는 한국 외교관이 미성년자에게 성적인 표현을 하며 억지로 목을 끌어안고 입맞춤을 시도한다. 또 싫다는 미성년자의 손을 잡고 강제로 집안으로 끌어들이는 장면 등이 실렸다.
심지어 해당 방송 관계자가 '함정 취재'(몰래 카메라) 사실을 알리자 이 외교관이 '포르 파보르'(Por favorㆍ제발 부탁한다)를 연신 내뱉으며 허리를 숙여 사정하는 모습도 담겼다.
앞서 외교부는 공공외교를 담당하는 해당 외교관이 지난 9월 현지 미성년자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면서 성추행으로 볼 수 있는 신체 접촉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첫 피해 여학생의 제보를 받은 현지 방송사가 다른 여학생을 접근시켜 함정 취재를 벌였고, 이 과정에서 성추행을 하는 모습이 포착된 것이다.
60만 명 이상이 본 예고편 댓글에는 '한국어를 배우려던 소녀들을 농락했다'는 비난이 쏟아졌는데, 본방송 이후 칠레인들의 분노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류 열풍에 힘입어 현지인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던 교민들은 현지인들에게 대신 사과의 뜻을 전하기도 하며 향후 파장을 우려하고 있다.
한류 열풍에 힘입어 현지인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던 교민들은 현지인들에게 대신 사과의 뜻을 전하기도 하며 향후 파장을 우려하고 있다.
본방송은 이날 밤 방영된다.
외교부는 해당 외교관이 직무정지 상태이며, 현지에 체류 중인 해당 외교관을 소환해 조사한 뒤 혐의가 사실로 확인되면 처벌 절차를 밟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외교관은 주재국에서 면책 특권이 적용되지만, 현지 경찰의 수사에도 협조토록 할 예정이다.
/강효선기자 khs77@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