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신문의 한국 정치권 보도를 보면 배꼽 잡는다. 탄핵(단가이)의 박근혜를 '파쿠쿠네'로 표기하고 친박은 '신파쿠', 비박은 '히파쿠'로 읽는다. 새누리당 새누리는 또 '세누리(セヌリ)'다. 일본어로는 'ㅐ' 발음과 표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더욱 흥미로운 건 문재인(文在寅) 역시 '재' 표기와 발음이 안돼 '제'가 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ムンジェイン(문제인)'이다. 마치 '問題人' 같지 않은가. 더불어민주당의 '더불어'도 '토부로' 또는 '토모니(共に)'라 적는다. '함께'라는 뜻이다. 그래서 '토모니민슈토(함께민주당)'라고 부른다. 반기문(潘基文) 역시 '판기문'이고 성남시장 이재명(李在明)은 '이제명(李除名)'도 아닌 '이제묜(イジェミョン)'이다. '이제묜이 한국의 토란푸(트럼프)로 불린다'는 거다. 배꼽 잡을 코미디가 아니고 뭔가.
하지만 한국 신문을 보면 웃음기는 싹 가신다. '헌재(憲裁)가 박근혜 탄핵안을 기각하면 혁명이 일어날 것'이라며 연일 혁명을 부르짖는 게 문재인이지만 그가 진짜 '問題人'이 될까 오싹하다. 혁명이라니? 설마 쿠데타 군사혁명은 아닐 터이고. 혹시 쿠바의 혁명가 체 게바라(Guevara)와 지난달 사망한 피델 카스트로를 평소 사숙(私淑)하고 존숭했던 건 아닐까. 스페인의 식민지 쿠바를 독립시켜준 미국의 은혜를 배반, 1959년 사회주의혁명을 일으켰던 게 그들이다. 대통령 병 말기(?)인 문재인은 개헌도 자신이 대통령이 된 후로 미루자는 것이고 대통령이 되면 미국보다 북한에 먼저 가겠다고 했다. 매년 5억 달러의 김정은 수입원이던 개성공단도 즉각 재개하고 사드는 반대, 한·일 군사정보협정도 재검토하겠다고 했다. 북측이 얼씨구 하는 것만 골라잡는 격이다. 그는 '국가대청소가 필요하고 가짜보수를 촛불로 태우자'고도 했다. 도대체 정체가 뭔가.
'이재명은 사이다, 문재인은 고구마, 박원순은 김치, 안희정은 밥' 따위 속설도 밥맛 가시는 정도가 아니라 토역감을 억제하기 어렵다. 인기가 솟구친다는 이재명의 막말과 욕설도 필설로 옮기기조차 역겹다. 뭐가 뭔지도 분간 못하고 자신이 뭘 잘못했는지도 모르는 수준의 박근혜도 기가 차지만 조기 대선도 소름끼친다.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