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최초 오리농가 휴식년제 '닭농가'로 확대 계획
봄이 오기전 조기 종식위해 900여 공직자 업무 혼신
안성시는 지난 11월 16일, 전국에서 최초로 충북 음성과 전남 해남에서 AI가 확진됨에 따라, 안성시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고병원성AI 방역대책본부를 긴급 구성했으며 23일 경계단계 발효와 함께 심각단계에 준하는 대처를 해오고 있다.
특히, 철새도래지인 안성천에 대해 별도 직원을 편성하고 안전띠를 설치하는 등, 엄격하게 출입을 통제해왔지만 12월 19일, 안성천에서 H5N8형 AI가 새롭게 확인되었고, 안성시는 바이러스 검출이 확정되기 하루 전인 12월 18일, 안성천을 비롯한 청미천까지 약 9km 구간에 대대적인 항공방제를 실시했다. H5N8은 지난 2014년과 2015년 발생했던 타입으로 올해 발생한 H5N6에 비해 병원성이 다소 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성시 내에 처음 2개였던 방역 초소는 현재 4개로 늘어났고 공무원들은 2인 1조가 되어 일일 3교대로 근무를 서고 있다. 임시적으로 마련된 초소에는 작은 전기 난로가 하나 있기는 하지만 본격적인 엄동설한이 시작되며 겨울밤 추위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럼에도 안성시의 900여 공직자들은 본연의 업무에 더해진 AI 관련 업무들을 묵묵히 수행해 내고 있다.
AI의 조기 종식을 위해 한 편에서는 철저한 방역과 살처분을 하며, 또 다른 한편으로는 소비 위축이 우려되는 닭이나 오리 등의 취급 업소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적극적인 소비도 함께 챙겨야 한다.
AI의 파장은 고스란히 업계로 전해져, 안성시 전체음식점의 7.3%인 265개소의 가금류 취급 업소의 매출이 지난해 대비 30%~40% 정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안 그래도 어수선한 정국으로 얼어붙은 경기에 또 한번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AI바이러스는 70℃에서는 30분 이상, 75℃에서는 5분 이상 가열하면 사멸되며, 공기로 전파되지 않는다. 조리해서 먹는 닭고기나 오리고기는 안전한데도 AI가 터지면 정확한 정보 없이 막연한 두려움으로 해당 음식을 기피해 번번이 AI 도미노가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시민들에게 이를 제대로 알리기 위해 안성시보건소와 한국외식업중앙회가 함께 가금류 취급 업소 매출 동향 파악을 통한 대책 회의를 여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안성시는 전국에서 최초로 오리 농가에 대한 휴식년제를 지난해부터 실시 중이다. 이번 겨울에는 휴식년제를 오리에서 닭으로까지 넓혀 전지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89만마리를 기준으로 할 때 AI 살처분 시 예상 피해액은 보상금 40억원을 포함해 51억원 수준이지만, 휴식년제를 도입하면 4억2천만원이면 족하다. 지난해 휴식년제를 실시한 서운면과 미양면에서 아직까지는 AI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어떤 치료책도 예방보다는 못하다. 오직 생산성의 이름으로 작은 공간에 더 많은 닭과 오리를 몰아넣어 기르다 보니, 면역력이 약해지는 것은 당연하다.
이번 AI 사태에서도 동물복지 인증을 받은 농장들이 안전지대로 남아있다는 것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동물복지가 보장된 환경에서 건강한 닭과 오리를 키워내는 일이 곧 우리 자신을 지키는 일이 될 수 있음을 천천히 살펴볼 일이다. 봄이 오기 전, AI 조기 종식을 위해 오늘도 안성시청에는 불이 꺼지지 않을 것이다.
/황은성 안성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