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주와 직접 근로계약을 맺지 않은 파견근로자가 업무 도중 사고를 당했다면 인력 소개 업체가 아닌 실제 고용주가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인천항의 한 물류창고에서 일하던 A씨는 지난 2013년 6월 8일 쌓여있던 원단 더미가 다리에 떨어지면서 왼쪽 무릎 인대를 다쳤다. A씨는 물류창고 업주와 직접 근로계약을 맺지 않고 인력회사와 일용직 계약을 체결한 파견근로자였다.

A씨는 물류창고 업주가 근로자에 대한 안전 보호의무를 다하지 않아 사고를 당했다며 보상을 요구했지만, 업주는 "인력회사와 면책 약정을 맺었기 때문에 배상의무가 없다"고 맞섰다.

법원은 이에 대해 "업주가 사업장에서 A씨의 노무를 직접 지배·관리하고 있었고, 인력회사는 사고에 대해 아무런 지휘나 감독을 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업주가 A씨에게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인천지법 민사22단독 서인덕 판사는 "파견근로자는 사용주가 안전배려 의무를 부담한다는 전제로 근로를 제공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A씨에게 8천3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