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업인력관리공단이 토목기사 시험장에 공학용계산기 반입을 못하도록 했다가 수험생들이 반발하자 이를 번복해 갈팡질팡 행정이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수험생들은 특히 “덧셈 뺄셈만 가능한 산술계산기로는 도저히 시험 문제를 제 시간에 풀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공단측은 “이번만 공학용 계산기를 허용하고 다음부터는 사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21일 한국 산업인력공단과 수험생들에 따르면 공단은 다음달 5일을 시작으로 올해 3차례 토목기사 시험을 실시한다.
공단은 그러나 지난해말 시험공고를 통해 수험생들에게 시험을 볼 때 공학용 계산기를 사용할 수 없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일부 수험생들이 시험 당일날 공식을 미리 공학용 계산기에 저장해 오는 등 부정 행위가 잇따랐기 때문”이라는 게 공단측 설명이다.
수험생들은 그러나 “쌀집계산기(산술용 계산기의 속어)로는 정해진 시간에 시험문제를 풀 수가 없다”며 공단측에 강력히 항의했다.
그러자 공단은 지난달 “공학용 계산기를 사용치 않도록 하는 내용 홍보에 문제가 있었다”며 2006-1회 시험에만 공학용 계산기를 사용토록 하는 한편 2006-2회 시험 부터는 다시 사용하지 못하게 하겠다고 방침을 바꾸는 등 오락가락하고 있다.
하지만 수험생들은 “공학용 계산기에 공식을 저장하더라도 새로고침(리셋) 버튼만 누르면 기존에 저장된 공식이 모두 지워지기 때문에 부정행위를 충분히 방지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어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수험생 홍모(25)씨는 “시험 부정을 방지한다며 수험생들이 수 년간 사용해 오던 공학용 계산기를 못쓰게 하는 것은 공단의 전형적인 '탁상행정'에 불과하다”며 불만을 터뜨렸으며 이에 대한 항의전화와 항의 문구가 공단 홈페이지에 빗발치고 있다.
이에 대해 공단관계자는 “전자수첩 등 공학용 계산기의 성능이 크게 좋아지면서 일부 수험생들이 공학용 계산기를 부정행위에 악용했기 때문”이라며 “수험생 상대로의 홍보가 부족했던 만큼 이번 시험에 한해서만 공학용 계산기를 사용토록 조치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새로고침 버튼을 누르더라도 시험 부정이 완전히 뿌리뽑히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는 부득이하게 산술용 계산기로만 시험을 치르도록 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토목기사 시험 공학용계산기 '갈팡질팡'
입력 2006-0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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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22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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