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의 발인 버스가 경기도내 곳곳에서 멈춰서고 있다.
경기불황에 고유가 타격도 크지만 무엇보다 지난 2004년 서울지역 교통체계개편 이후 환승 할인으로 '무장한' 서울 버스에 승객들을 하나 둘 빼앗긴 것이 마침내 폭발한 것이다.

23일로 시외버스노선 5개가 폐지된지 3일째를 맞은 안양지역 주민들의 불편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안양에서 서울로 출퇴근 하는 엄모(33)씨는 “지난 10년간 타고 다녔던 버스 노선이 폐지되면서 요금과 시간이 두배이상 늘어났다”며 “말로만 대중교통을 이용하자는 정부와 지자체 주장이 무슨 의미가 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안양의 경우 S·B운수는 지난 21일부터 11-6번(군포~서울 잠실) 등 5개 노선의 도시형 버스 운행을 중단했고 추가로 6개 노선 폐지를 신청할 예정이다.
이 두 회사의 경우 전체의 85%에 달하는 카드사용 수수료와 경기버스 환승할인 등 공익적 손실액이 지난해 50억여원에 달했다. 특히 '경쟁력을 갖춘다'며 도입한 경기버스 환승할인(400원)이 오히려 버스업체에 '비수'가 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서울버스, 지하철 등과의 환승할인이 안된다는 이유로 지역버스를 외면하는 승객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안양시 관계자는 “중단된 노선은 서울지역에서 들어오는 버스와 중복되면서 환승할인이 가능한 서울버스들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평택의 S여객도 최근 경영악화끝에 퇴직 직원들과 법정소송에 휘말리면서 시내버스 15대가 압류돼 지난 16일부터 일부노선의 결행 및 운행중단이 이어지고 있다.

마을버스업계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여주의 Y여객은 지난달 3개노선을 폐지했고, 성남의 S운수도 판교와 모란역을 운행하는 마을버스 2개 노선을 1개 노선으로 축소 운행하고 있다.

그러나 도 등 관련기관은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경기버스를 타다가 서울버스나 지하철로 갈아탈때 할인이 가능하도록 교통카드 호환시스템을 갖추는 방안을 추진중이지만 2년째 '조율중'이다.
한 버스업계 관계자는 “서울버스와 호환시스템을 금방 갖출줄 알았는데 아직도 안되고 있다”며 “경기버스 환승할인에 따른 회사부담이 경영난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