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이어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 확산 등 잇단 악재로 인천 소비심리가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은행 인천본부(본부장·은호성)는 최근 조사한 12월 인천지역 소비자심리지수(CCSI, 전체 400가구 중 377가구 응답)가 96.2로 전월 대비 1.0p 오르는 데 그쳤다고 28일 밝혔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전달(11월, 95.2)에 이어 두 달째 기준치(100)를 밑도는 것이어서 눈여겨볼 만하다.

CCSI(Composite Consumer Sentiment Index)는 가계의 경기 판단·전망, 생활형편, 수입 및 지출 전망 등 6개 주요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심리지표로, 기준치인 100을 넘으면 낙관적인 소비심리를, 100 미만이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특히 인천 시민들의 주머니 사정을 엿볼 수 있는 현재 경기상황에 대한 판단이나 생활 형편 등의 부문에서 하락 폭이 컸다.

취업여건 개선 부진, 금리인상 가능성 증대 등으로 인해 '현재경기판단CSI'(52)와 '현재생활형편CSI'(88)가 전월 대비 각각 8p와 2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주택가격전망CSI'(96)가 11월(109)에 이어 2개월 연속 큰 폭으로 하락, 지난 2013년 8월(98) 이후 처음으로 기준치(100)를 밑돌았는데, 이는 최근 정부의 부동산규제 강화와 정국혼란(최순실 게이트·AI 등)에 따른 심리위축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급격히 위축된 소비심리는 새해에도 개선될 여지가 크지 않아 보인다.

한국은행 인천본부 이주용 차장은 "현재 경기상황이나 생활형편 등 가계의 현실 인식이 부정적이고, 향후 경기전망치도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왔으나 기준치에는 한참 못 미친다"며 "금리인상 가능성에 따른 대출부담 등으로 가계의 소비여력이나 주변 여건이 단기간 내에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임승재기자 i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