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천억 국비 도민위해 사용 구체적 보도 필요
노면전차 '제2의 경전철' 안되게 나서주길
'최순실 사태 영향' 다양한 분야 다뤄져야
경인일보 11월 독자위원회가 지난 6일 경인일보 3층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회의에는 김준호(수원대 객원교수) 위원, 박은순(경기여성단체연합 정책위원장) 위원, 이민상(협성대 교수) 위원, 이을죽(미래사회발전연구원 이사) 위원, 장동빈(경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위원, 허성수(안산상록경찰서 생활안전과장) 위원이 참석했다. 경인일보에서는 김성규 사회부장이 나와 의견을 들었다.
11월 독자위원회의는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을 강타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관련 보도에 대한 의견으로 시작됐다.
장동빈 위원은 "AI 보도 내용들을 보면 방제를 어떻게 하느냐에 치우치고 있다"며 "고병원성 조류독감에 대한 문제는 예방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 문제인데도 아직도 방제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서 아쉽다"고 말했다.
김준호 위원은 "경인일보 11월 지면에서도 AI에 대해 '파죽지세'로 표현했는데, 날이 지날수록 점진적으로 심화되는 분위기"라며 "그런데도 AI의 심각성에 대해 국민의 인식과 체감도는 상당히 낮아 아쉽다. 언론에서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탓인지 공격적인 보도에 나서지 않으면서 더욱 이슈가 묻히는 것 같다. 국가 경제적인 측면에서 AI는 아주 심각한 문제로, 사후약방문식 대응책이 아닌 예방책 등에 대해서도 심층 보도가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또 "5일자에 4천억원 이상의 국비가 경기도민을 위해 쓰일 수 있을 것이라는 내용이 보도됐는데 타 시도에 비해 얼마나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지, 전년도에 비해 얼마나 확대된 것인지 등이 뒷받침된다면 독자 입장에서 더욱 평가하기 쉬울 것으로 기대된다"며 "국비가 경기도민을 위해 많이 쓰인다는 점은 도민 입장에서 굉장히 바람직하기 때문에 향후 더 구체적으로 다뤄지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24일부터 보도된 '지자체 트램 열풍, 혁명인가 낭비인가' 기획 보도에 대한 평가도 이어졌다.
이을죽 위원은 "처음에는 16일자에 '노면전차의 부활, 경기도가 앞서 달린다'는 제목의 트램 기사가 실렸는데 사실 철렁했다"며 "용인과 의정부에서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야심차게 시작한 경전철이 애물단지가 됐지 않나. 혈세도 많이 낭비돼 도민들도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고, 공무원들도 많이 시달리고 있는데 혹시라도 제2의 경전철 사태가 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러웠다. 하지만 24일부터 보도된 지자체 트램 열풍 기획 보도에서는 좋은 면 뿐만 아니라 우려스러운 부분도 함께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 좋은 기사였다고 생각한다. 도내 각 시군에서는 문제점은 얘기하지 않고 장밋빛 청사진만을 내세워서 추진하는 실정인데, 이 기사를 통해 선행돼야 하는 많은 과제들을 다시 짚고 넘어가길 기대한다. 또 제2의 경전철 사태가 되지 않도록 트램 사업에 대해 경인일보가 계속 구체적이고 강력한 전문가의 의견들을 게재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민상 위원도 "지역언론의 역할 중에는 지역주민들이 관심을 갖는 주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려야 하는 책임도 있다. 동탄신도시의 주민들의 경우 트램에 큰 기대를 하고 있는 상황인데, 개발 당시부터 언급됐던 트램 사업을 하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라며 "해당 기사가 온라인 지역 커뮤니티 등에 활발히 회자되면서 나름대로 주민들에게 이슈였던 주제를 다뤘다는 점에서는 언론의 좋은 역할을 보였던 것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마지막 편에서도 타당성 분석과 시범사업 등이 필수라는 식으로 결론이 났던 것도 좋은 기획이었다고 생각한다"고 호평했다.
이 위원은 또 "김장철마다 각종 자선단체와 기업에서 김치를 담가 기부하는데, 11월 한 달 간 너무 많은 김장 김치 나눔 기사가 실렸다"며 "특별히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면 독자 입장에서 오히려 불편함을 느낄 수 있으니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은순 위원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된 보도에 대해 "한 사람이 갖고 있는 강한 의미만 표출되는 형태의 기사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정유라의 승마나 우병우 아들의 의경 생활 등이 보도됨으로 인해 또 다른 피해자가 생기기도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너무나 힘든 다수의 의견들도 짚고 넘어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장동빈 위원도 "지난달 회의에서도 의견을 냈지만, 11월 한 달 간 전체적으로 우리나라 상황과 관련해 현장의 촛불민심을 생생히 다뤄주고 있다는 점은 칭찬하고 싶다"며 "다만 이 사태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에 대한 성격 규명에 대해서는 경인일보의 독자적인 판단은 아예 빠져있다는 생각에 아쉽다"고 지적했다.
허성수 위원 역시 "요즘은 다른 이슈들이 워낙 눈에 안들어오지 않나. 최순실 사태와 관련해 무조건적으로 단독, 특종 보도에 앞장서지는 않더라도 경기도내 각계 각층이나 지역별로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서는 자세히 다뤄야 한다고 생각한다. 단발적으로 경기도에 영향이 있는 사업 등에 대해 다루고는 있지만 심도있지 않아 아쉽다. 또 집회에 참여하는 도민들이 어떻게 집회 현장에 가서 집회 이후 집으로 돌아오기까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 등 동행 취재라든가 르포 형식으로 생생하게 다루면 어땠을지 생각해봤다"고 말했다.
/신선미기자 ssunm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