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내년부터 국정 역사교과서를 희망하는 학교를 시범학교로 지정해 국정교과서를 사용하도록 했지만,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수용하지 않기로 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에 이어 두번째로 거부 입장을 표명했다. 일부 고교에서 국정교과서 사용을 희망할 경우 교육부와 도교육청 간 마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교육감은 29일 도교육청에서 출입기자 간담회를 통해 "교육부가 국정교과서를 희망하는 학교를 시범학교 형식인 연구학교로 지정해 국정교과서 사용을 요청할 경우 받아들이지 않겠다"며 "국정 교과서의 집필 기준·검증 등 모든 과정이 투명하지 않았기 때문에 교육부의 요청을 거부할 수 있는 특별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현행 연구학교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교육부 장관은 교과용 도서검증 등의 목적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될 경우 교육감에게 연구학교 지정을 요청할 수 있으며 교육감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요청에 응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 교육감은 2018학년도부터 국·검정 교과서를 혼용하겠다는 교육부의 방침에 대해서도 "국정과 검정교과서를 혼용한다는 건 모든 학생이 같은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점에서 혼란만 키울 것"이라며 "(2017년에도) 일부 고교가 국정교과서를 선택할 수 있지만, 저소득층에게 지원하는 국정교과서 대금은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도교육청은 당초 도내 중학교 24개가 국정교과서를 신청했지만 최근 1학년 교육과정에 편성했던 역사 과목을 2학년 이후로 옮기고 교과서 주문도 모두 취소한 것으로 파악했다. 1학년 교과에 한국사 과목을 편성한 도내 고교는 지난 8일 기준 471개로, 개별적으로 교과서를 신청해 정확한 집계는 어려운 실정이다.

/조윤영기자 jy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