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정권교체로 염원 이루자"
김동철 "패권세력과 상종 안해"
박원순·안희정, '文견제' 출격채비
정유년 새해를 맞아 야권의 핵심 지역인 호남 민심을 잡기 위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은 '야권통합론'을 제기하며 국민의당이 개혁보수신당(가칭) 및 반기문 전 UN사무총장 등과 연대하는 형국을 견제하는 데 집중했다.
특히 각종 대선후보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문재인 전 대표는 새해 첫날인 지난 1일 무등산 해맞이 산행 등 광주를 찾아 호남민심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
문 전 대표는 등반 뒤 기자들을 만나 "호남이 가장 염원하는 것이 정권교체인 만큼 저와 당이 그 염원을 이루겠다"며 "다음 대선 때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함께 힘을 모아 정권교체를 해내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그는 "요즘 국민의당이 비박(비박근혜)과 연대를 할 수 있다는 다른 얘기를 하고 있다"며 "만약 국민의당이 비박과 손을 잡거나 연대를 한다면 그것은 정권교체를 바라는 호남의 염원에 배반되는 행동을 하는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하지만 국민의당은 민주당과 문 전 대표를 '패권세력'으로 규정하면서 비패권 세력과의 연대를 통한 정권교체를 약속했다.
김동철 비대위원장과 주승용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는 2일 새해 첫 일정으로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2017 정권교체 결의대회'를 개최, 문 전 대표를 향해 포문을 열었다.
김 위원장은 문 전 대표의 '호남 배반' 발언에 대해 "그런 말을 하기 전에 지난 10년, 두 번의 대선에서 패해 호남에 피눈물을 안겨주고도 한마디의 사과도 없는 것에 회개해야 한다"며 "친박(친박근혜)·친문(친문재인) 계파 패권주의자들과 상종하지 않고 민주개혁을 바라는 모든 정치세력과 연대해 정치교체·시대교체를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주 원내대표도 "박근혜 정권의 국정농단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선 국가대개혁과 제왕적 대통령제를 폐지해야 한다"며 "그런데도 개헌을 반대하는 문 전 대표가 국가대개혁을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문 전 대표의 견제는 당내에서도 이어졌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희정 충남지사는 야권 내 문 전 대표의 대항마를 자처, 대권 행보를 본격화했다. 박 시장은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결심이 섰다"며 사실상 출마를 공식화했다.
박 시장은 "대한민국이 거듭나려면 유능한 혁신가가 필요하다"며 "온 국민이 대한민국의 총체적 개혁을 요구하는 시점에, 평생을 혁신과 공공의 삶을 살아온 저는 시대적 요구에 따르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안 지사도 이날 충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민주당 지도부가 당내 대선 후보 경선절차를 진행해 줄 것을 요구한다"며 "민주당 경선 일정이 본격화되면 예비후보로 등록해 국민들로부터 인정받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도전 의사를 드러냈다.
/송수은·황성규기자 sueun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