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부평구 굴포천 인근에서 마대에 담긴 채 발견된 여성의 시신을 부검한 결과 치사량 수준의 일산화탄소가 검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 삼산경찰서는 시신의 비장에서 40% 농도의 일산화탄소가 검출돼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인해 사망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최종 부검결과를 통보받았다고 3일 밝혔다.

일산화탄소는 통상적으로 번개탄을 태울 때 나오는 연기나 연탄가스의 주성분으로, 혈액에 20~30%만 들어가도 혼수상태가 되는 등 인체에 치명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과수는 또한 "시신에서 사망 원인으로 고려할 만한 외상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의견도 내놨다.

이에 경찰은 여성이 번개탄이나 연탄가스로 인한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한 후 누군가에 의해 유기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경찰이 여전히 시신의 신원 파악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사건은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특히 공개수사로 전환하고도 신고와 제보가 저조하자 불법체류 외국인일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부평구 거주 외국인과 다문화가정, 불법체류자 등을 대상으로 탐문 수사를 벌이고 있지만 별다른 단서는 찾지 못했다.

또한 11월 초에 찍힌 CCTV 영상 중 한 남성이 자전거를 타고 사고현장 인근을 짧게 둘러본 것을 토대로 탐문수사도 벌였지만 비슷한 자전거를 찾거나 용의자를 특정하지는 못했다.

경찰은 굴포천 인근에서 부평구 전역으로 탐문 범위를 넓히는 한편 사건의 장기화에 대비하면서 수사를 지속할 방침이다.

/윤설아기자 sa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