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병원 2
부천시 상동소재 길병원 부지가 나대지로 방치되어 도시미관을 해치고 악취가 심해 인근 지역주민들로부터 조속한 개발을 요구받고 있다. 부천/이재규기자 jaytwo@kyeongin.com

어린이병원 부천시기부채납
지침 개정 사업성 ↓ 백지화
시·의회·병원에 개발탄원서
市 "새로운 계획 마련 진행"


가천대 길병원이 부천시 상동 588의 4(이하 길병원 부지)에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을 건립하는 조건으로 어린이 병원을 지어 부천시에 기부채납(공공기여)하는 사업계획이 취소되자 인근 지역주민과 상인들이 집단 반발하고 나섰다.

10일 부천시와 가천대 길병원, 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상동택지개발지구 준공 이후 약 15년간 미개발되어 온 길병원 부지가 쓰레기 무단투기와 악취, 우범지대화 등으로 인근 주민과 상인들로부터 지속해서 민원이 제기되어 왔다.

이에 따라 부천시는 지난해 10월 공무원과 도시계획 및 보건의료 전문가, 지역주민 등으로 구성된 '길병원부지 활성화를 위한 정책협의회'를 구성, 4차례의 회의를 진행해 뉴스테이 및 어린이 병원건립 계획을 마련했다.

이후 가천대 길병원 측은 11월 경기도에 뉴스테이 아파트와 지상 5층 규모(99병상)의 어린이 병원을 지어 부천시에 기부채납(공공기여)하는 사업제안서를 제출했고, 시도 민원해소와 지역활성화를 위해 도시계획시설 폐지 및 주거지역 전환이 필요하다며 조건부 찬성의견을 경기도에 보내 사업이 탄력을 받는 듯했다.

그러나 임대아파트 건립에 따른 지역 주민들의 반발과 뉴스테이 지침이 새로 개정돼 사업성이 턱없이 부족해지면서 사업계획이 백지화됐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길병원 부지 인근 주민과 상인 347명이 부천시와 가천대 길병원 측의 책임있는 자세로 조속한 개발을 촉구한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시와 시의회·길병원 측에 제출하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길병원 유치 추진위원회 김영구·신종범 공동대표 등은 탄원서를 통해 "부천시와 길병원이 이 지역을 뉴스테이와 어린이 병원으로 개발하겠다는 것에 동의했는데 이제와서 또다시 땅을 방치하겠다는 것은 지역 주민을 우롱하는 처사"라며 "임대아파트가 아닌 일반 아파트 건립 등 조속한 개발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집단행동도 불사하겠다"고 주장했다.

이에 시 관계자는 "민원이 지속해서 제기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계획안을 마련해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의회 이동현 도시교통위원장도 "공공기여제도를 통해 일부에서 제기하는 특혜 소지를 없애고 지역주민들의 민원도 해소될 수 있는 방향으로 개발이 진행되도록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개발에 따른 길병원 측의 공공기여율은 전체 48%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천/이재규기자 jaytw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