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암발생비율 1위 옹진군 "노동강도 높아 고열량·음주량 多"
'폐암 1위' 동구, 주민 90% 유독물질배출업소 반경 1.6㎞내 살아

2017011001000669400032201
암 발병의 주요 원인은 유전적 요인보다는 생활·환경적 요소가 가장 크게 작용한다는 게 의학계의 정설이다.

가천대 길병원 인천지역 암센터가 국제암연구소(IARC)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분석한 자료를 보면 암 발생 요인의 95%는 생활·환경적 원인이고 유전적 요소는 5% 수준이다.

생활·환경적 요인 중 음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30%, 흡연 15~30%, 만성감염 10~25%, 생식계통 및 호르몬 5%, 음주 3%, 환경오염 3%, 방사선 노출에 의한 것이 3% 정도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국내 시·군·구별 암발생 통계 및 발생지도'에서 눈여겨볼 만한 것이 옹진군의 암 발생률이다.

옹진군의 최근 5년간(2009~2013년) 암환자 발생비율은 10만명 당 321명(연령표준화발생률 적용)으로 인천지역 10개 기초자치단체 중 가장 높다. 지난 1999~2003년 조사된 암 통계에서도 옹진군의 10만명 당 암발생 비율은 265.4명으로 인천 10개 군·구 중 가장 높았다. ┃표 참조

특히 암을 포함한 만병의 근원으로 불리는 비만 유병률도 옹진군이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돼, 이 지역의 암 발생률과 비만 유병률과의 상관관계를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작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분석한 '국내 비만지도'에 따르면 옹진군의 비만 유병률(체질량 지수 25㎏/㎡ 이상)은 47.21%로 전국 기초자치 단체 중 비만 인구가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고도비만 유병률(체질량지수 30㎏/㎡ 이상) 역시 경상북도 울릉군(10.21%) 다음으로 옹진군(9.20%)이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옹진군 보건소 관계자는 "섬으로 구성된 옹진군은 지역적 특성상 노동강도가 높아 열량이 많은 탄수화물이나 지방 섭취, 음주량 등이 많고 대중교통이 발달하지 않아 짧은 거리도 승용차를 이용하는 사람이 많다"며 "도심과 같은 체육시설도 부족하고 건강검진 수검률도 낮은 편이라 여러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해 비만 인구가 많다"고 말했다.

동국대학교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오상우 교수도 "암발생 원인과 비만은 직·간접적으로 연관성이 크다"며 "특히 대장·전립선 암 등은 비만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폐암 환자가 많은 동구지역도 환경적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동구지역 10만명 당 폐암 발병환자는 31.6명(연령표준화발생률 적용·2009~2013년)으로 인천 기초자치단체 중 가장 높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인천 동구 주민(7만8천692명) 중 90%인 7만1천289명이 고독성물질 배출 사업장 반경 1.6㎞ 안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천대 길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강성규 교수는 "폐암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흡연율도 있지만, 유독물질 배출 사업장 주변이나 석면 공장 같은 주위환경에도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김명호기자 boq79@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