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 '안전망이 될 수 있을까', '부평4공단', '자본의 시간' 등 48편의 시가 4부에 걸쳐 담겨있다.
정 시인은 "노동조합이 합법화 된 이후 우리 사회의 노동운동은 주로 대기업 노동조합이 주도해왔고, 그 결과 노동자의 계층이 만들어지고 이 골이 깊어지는 것에 어느 정도 일조했다"고 말한다.
대기업 노조가 현재 '귀족 노동자'라는 별칭을 얻을 정도로 조직과 경제적 힘을 과시할 수 있는 상류 노동자가 되었지만, 그 '귀족'을 세습하고 싶을 정도로 권력도 강해져서, 신규 직원 채용에 자신들의 자녀를 일정 비율 채용해줄 것을 자본과 협상 조건으로 내세우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그는 한탄한다.
거대 조직의 힘으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는 것에는 적극적인 대기업 노조지만, 중소기업, 하청, 비정규직, 특수고용, 일용직 등 중·하류 노동자들을 대변하지 않는다고 그들을 비판한다.
그는 진정한 '운동'이란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공공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하는 것이어야 하며 노동운동도 그리 할 때 '운동'이란 용어를 떳떳하게 붙일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1955년 충남 홍성 태생인 정세훈 시인은 열악한 소규모 공장에서 '소년 노동자'로 시작해 노동자 생활을 하던 중 1989년 '노동해방문학'에 작품을 발표하며 문단에 나왔다.
시집 '손하나로 아름다운 당신' , '맑은 하늘을 보면' , '저별을 버리지 말아야지', '부평4공단 여공' 등의 시집과 장편 동화집 '세상 밖으로 나온 꼬마송사리 큰눈이' 등을 펴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