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나다 토모미(稻田朋美) 일본 방위상이 지난 13일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를 방문했다. 사드(THAAD) 도입 검토를 위해서다. 일본의 현 탄도미사일 방위(BMD)는 2단 구조다. 일본에선 '요격'을 '영격(迎擊)'이라고 하지만 대기권 밖 미사일은 이지스함 요격 미사일 SM3가, 대기권 안에선 지대공유도탄 PAC3가 요격한다. 그런데 일본의 사드 계획으로 중국의 신경이 더욱 곤두서겠지만 한국의 사드처럼 일본에도 가지가지 보복을 할지, 그게 관심거리다. 아베 일본 총리의 고향인 남서부 야마구치(山口)현엔 최근 미제 차세대 주력전투기 F-35B 10대가 배치됐고 올해 안에 6대가 추가될 예정이다. 모두가 북한의 도발 등 유사시의 공격용이지만 이번엔 바다를 누비며 탄도미사일을 탐지하는 해상기반 X밴드레이더(SBX)가 지난 9일 하와이 모항에서 출항, 일본 오키나와(沖繩) 인근 해상에 이달 말 배치될 예정이라고 미 국방총성이 밝혔다.
사드의 유효 탐지거리는 600~800㎞인데 비해 SBX는 중국 전역을 커버할 수 있는 2천~4천㎞나 되고 골프공만한 물체까지 식별할 수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중국의 반응이 어떨까. 중국에선 band(주파수帶)가 '파단(波段)'이고 radar가 '뇌달(雷達)'이지만 14일 인민일보 등 주력언론이 모두 '해상기반 X밴드레이더(海基X波段雷達)'를 보도했고 CC(중앙)TV도 군사 전가(專家→전문가)의 해설을 곁들였지만 의외로 비난에 열을 올리지는 않았다. 북한의 도발을 제지하지는 못할망정 미사일이 날아오면 막겠다는 한국의 사드(예정)엔 과민반응인 중국, 그러면서 항모와 전폭기로 한·일, 대만해협까지 위협하는 중국, 그런 중국을 북한과 싸잡아 경계하기 위한 SBX라는 걸 중국이 너무도 잘 알기 때문일까.
제임스 마티스(Mattis) 미 국방장관 내정자가 지난 12일 의회 청문회에서 말했다. '상황에 따라 북한 선제공격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그날 렉스 틸러슨(Tillerson) 국무장관 지명자도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중국을 맹비난했다.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은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접수한 거나 같다'는 거다. 한·중·일이 '이웃4촌 결의(結義)'라도 해 오순도순 지낼 수는 없을까.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