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12201001431100069941
김태성 지역사회부(오산) 차장
#지난 19일 오산시 대원동에 지역 노인들이 바리스타로 일하는 'Cafe休(휴)'가 문을 열었다. 커피에 대한 수요 증가와 고령화 시대 노인 일자리 창출이라는 목표가 카페 운영을 통해 새로운 궁합을 맞추게 된 것이다. 이 카페는 삼성전자 DS부문이 설비와 기자재 등을 지원했고, 오산시는 행정복지센터 내에 장소를 마련해 줬다. 대원동 카페가 오산지역 첫 점포는 아니다. 지난해 8월에는 세교복지타운점이 문을 열어, 노인 바리스타들이 실력을 뽐내고 있다. 곽상욱 오산시장은 "민 ·관이 협업으로 만들어 낸 아주 의미가 깊은 어르신 일자리 사업 모델"이라고 평가하고, 삼성 측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기업들은 사업장 연고지를 중심으로 지역사회 공헌활동을 펼친다. 지역과의 유대감을 키워야 각종 민원(?)도 원만히 해결할 수 있고, 이윤의 일부를 지역사회에 환원한다는 기업 윤리도 실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좀 별나다. 이 회사는 오산시에 사업장은 물론 아무런 연고도 없다. 회사와 별 상관이 없는 지역임에도 김장 및 연탄나눔은 물론 의료·주거·일상생활 등에 대해 긴급지원, 어린이집 환경개선사업 등을 연중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용인·화성 등 사업장 중심으로 사회공헌활동을 추진하면서, 굳이 이웃해 있는 오산을 빼놓을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며 "사회공헌사업에서, 지역 구분은 크게 중요치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오산은 인구 21만의 중소도시지만 교통의 요지인 만큼, 기업이 없는 편은 아니다. 아모레퍼시픽·롯데·LG·CJ 등이 크고 작은 공장과 물류센터를 운영 중이다. 하지만 이들 기업에서 눈에 띄는 사회공헌은 찾아보기 힘들다. 시의 요청에 의해 오산천 관리를 지원한다든가, 노조 차원의 봉사활동 등이 알려진 소식이다. 지역의 기업이 아니라, 지역 내 외딴 섬처럼 존재한다는 게 이들을 바라보는 지역사회의 눈이다. 일자리 창출을 했고 세금도 잘 내고 있다고 항변한다면, 그 기업의 사회적 가치는 거기까지일 뿐이다. 삼성은 요즘 위기다. 정경유착 및 후원금 문제로 국정농단 사태에 휘말리면서, 지탄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산에서의 삼성전자의 사회공헌 활동 만큼은 칭찬해 주고 싶다. "그래도 삼성, 삼성 하는 이유가 있다"고.

/김태성 지역사회부(오산) 차장 mr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