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남 오리역과 수원역을 잇는 분당선 연장선공사가 예산부족으로 공사부진현상을 보이면서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18일 오전 지하철 공사 제4공구인 수원시 영통구 망포동 도로가 차선이 좁아지면서 출근차량들로 극심한 정체현상을 빚고 있다. /김종택기자·jo
 구식공법 사용 등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분당선 연장선'(경인일보 2월4일자 15면 보도) 국책사업 공사가 예고없이 멈춰섰다. 공사가 시작된지 1년이 넘었지만 공사 진척률은 겨우 1~5%대 미만이다.
 그동안 불편을 감수해온 시민들은 도로의 2~3개 차로를 차지하고 있는 텅 빈 공사장을 돌아 다니느라 출퇴근 시간때마다 기약도 없는 교통전쟁을 치르고 있다.

 이같은 공사중단 사태는 시공사에 줄 공사비 지급이 끊기면서 발생했다.
 18일 한국철도시설공단과 시공사들에 따르면 공단은 성남 오리역과 수원역을 잇는 19.55㎞구간에 7천500억원을 투입, 오는 2009년말 준공 목표로 지난 2004년 10월 '분당선 연장선' 공사에 들어갔다.
 공단은 그러나 각 공구 시공사측에 총 공사비를 향후 수년동안 분할 지급하는 바람에 시공사들이 올해 배정된 공사비가 바닥이 나 더이상 공사를 진행할 수 없는 사태에 직면했다.

 총 1천446억원이 투입될 예정인 1공구(용인 신갈~용인 기흥)만 올해까지 210억원이 겨우 지급됐을 뿐, 미발주 지역인 2공구를 제외한 수원지역 구간인 나머지 3~6공구는 각 공구별로 총 1천500억원 안팎의 공사중 올해 고작 21억~54억여원만 지급됐다.

 이에 따라 5공구(방죽역~수원시청역)를 맡은 현대건설은 지난해말부터 수개월째 공사를 중단해 도로 2~4개 차로를 가로막은 채 공사 현장을 흉물스럽게 방치하는가하면 권선동 성당 앞 공사구간은 아예 공사펜스를 걷어내고 파헤쳐 놓은 파손된 도로를 땜질식 포장만 해놨다.

 동양고속건설이 맡고있는 6공구(수원시청역~수원역)는 지난 2월부터 공사를 거의 중단한 채 개점휴업상태로 있는데다 대우건설이 맡고 있는 3공구(용인 상갈~수원 영통)도 3~4개 차로를 가로막은 채 공사는 손을 놓고 있다.

 그나마 경남기업이 맡고 있는 4공구(영통역~매탄역)는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시공사 자체 자금으로 공사를 선시공하는 편법까지 동원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중단해야 할 상황이다.

 회사원 이모(37·수원시 영통구)씨는 “공사로 인해 2개 차로 이상 줄어들었을 뿐만 아니라 '땜질'식으로 복구하는 바람에 도로가 울퉁불퉁해 통행이 매우 불편해도 감수해 왔다”며 “국책사업이 돈이 없어 공사가 중단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가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에대해 공단 관계자는 “일시적으로 공사비 지급이 늦어지고 있지만 당초 계획한 개통시기는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분당선 연장선은 특히 수도권 남부지역 교통난 해소를 위해 시급한 국책사업”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