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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식 발음은 '퍼스트'가 아닌 '퍼스'지만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퍼스트레이디 멜라니아(Melania) 부인은 겉보기에도 어울리지 않는 부부(ill-matched couple)다. 트럼프가 71세, 멜라니아가 47세로 부부가 아니라 부녀 같고 아들 배런 군(11)도 트럼프의 손자처럼 보인다. 트럼프의 맏딸 이방카(36)는 멜라니아와 자매 같고…. ill-matched couple이라는 말뜻이 고약하다. 어울리지 않는 커플 정도를 넘어 '병든 커플'이라는 뜻이다. 1970년 유고슬라비아 슬로베니아 출생인 멜라니아는 트럼프만큼이나 사연도 이슈도 많았다. 모국의 류블랴나(Lyubljana)대학 건축과 출신이라고 했지만 1학년 때 자퇴, 학사학위 위조 논란부터 불렀다. 보석과 시계 디자이너였고 키 180㎝의 늘씬한 패션모델이었다. 2001년 31살 때 미국 영주권을 얻어 2006년 귀화했고 트럼프의 3번째 부인이 된 거다.

학위 위조 논란에 이어 불거진 품위 논란거리는 그녀가 25살 때 찍었던 전신 누드사진 3장이 작년 7월 30일 뉴욕포스트지 온라인 판에 실렸고 11월 1일에도 한 장이 더 게재됐다는 거다. 그 기사가 인쇄판 신문 1면에 실렸지만 트럼프는 선거전에 몰입, 개의치 않았고 멜라니아 부인은 작년 7월 18일 밤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남편 트럼프 지지연설을 했다. 그런데 그 연설 내용이 2008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남편 지지연설을 한 미셸 오바마의 연설 내용과 흡사해 표절 논란에도 휩싸였다. '삶에서 원하는 것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라. 네 말이 곧 네 굴레이니 말하는 대로 약속을 지켜라. 존경심을 갖고 사람들을 대하라(멜라니아)'와 '삶에서 원하는 것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네 말이 곧 네 굴레이니 말한 대로 하라. 위엄과 존경심을 갖고 사람들을 대하라(미셸)'가 뭐가 다른가. 하지만 그녀는 표절을 인정하지 않았다.

지난 20일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장의 오바마와 미셸, 부시, 클린턴, 카터 등 어느 부부가 어울려 보이지 않던가. 퍼스트레이디를 중국에선 '第一夫人'이라고 하지만 한 나라의 제일부인이라면 제일부인다워야 하는 게 아닐까. 남의 부인에 대한 존칭인 '영(令)부인'이 '제로(零)부인, 빵부인'은 아니건만….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