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사 의장 접견1
정의장·남지사 '대선출마 도정공백 어떻게…'24일 오전 경기도의회 의장실을 방문한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정기열 경기도의회 의장을 만나 대선 출마로 인한 도정 공백에 대해 의견을 나눈 후 인사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수도이전·모병제·사교육 폐지 등
기존내용 유지 새로운 제안 없을듯
도정공백 우려하는 도민들에 양해
도의회, 남지사 대선행보 대응 고심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25일 서울 여의도 바른정당 당사에서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

'일자리 대통령'으로서 협치를 통한 정치 안정, 튼튼한 안보와 자주국방, 재벌중심 체제에서 벗어난 경제 혁신을 통해 '대한민국의 리빌딩'을 이끌어 내겠다는 포부가 주된 내용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직 도지사인 만큼 대선출마 이후 빚어질 수 있는 도정 공백에 대해 도민들에게 양해를 구하는 내용도 함께 담길 전망이다.

그러나 25일 출마 선언문에는 그동안 강조해온 수도이전·모병제·사교육폐지 등 이른바 '남경필표 3대 어젠다' 외에 새로운 어젠다가 제시되진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지난해 6월 세종시로 청와대와 국회를 이전해야 한다는 이른바 수도 이전론을 제시한 후 남 지사는 모병제 전환과 사교육폐지 정책을 9월과 10월에 잇따라 내놓으며 대권주자 반열에 올랐다.

지난달에는 선거연령을 18세로 낮추자는 주장 등으로 이목을 끌었지만 올해 들어선 3대 정책을 거듭 강조하거나 이를 반대하는 대선 주자를 비판하는 등 기존 정책에만 머무른다는 지적이 일기도 했다.

실제로 남 지사는 지난 22일 자신의 SNS를 통해 자신이 주창해온 모병제 전환의 당위성을 설명하며, 군 복무기간 감축을 주장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모병제에 반대한 같은 당 유승민 의원을 함께 비판했다.

또 지난 15일엔 사교육 폐지의 첫 단추 격으로 '출신학교 차별금지법' 입법을 바른정당에 제안하고, 지난 9일엔 안희정 충남지사와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수도 이전론을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남 지사 측은 "다른 대선 주자와 비교했을 때 남 지사는 많은 정책을 제안했고 이를 구체화해 왔다"며 "이런 것도 해보자, 저런 것도 해보자는 식으로 공수표를 던지는 게 아니라 정책을 실현 가능한 형태로 구체화하고 서로 토론해보자는 게 남 지사의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선 주자로서 본격적으로 뛰게 되면 재벌개혁 등 다른 정책들도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의회에선 남 지사의 대선행보에 대한 대응책을 고심 중이다. 지난 23일과 24일 남 지사는 정기열 도의회 의장과 여야 대표에게 대선출마 의사를 밝히고 그에 따른 도정공백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정 의장은 "도정공백을 최소화하도록 도의회에서도 힘쓰겠지만 견제 기관으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환(고양7)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장은 "남 지사가 '일자리 도지사'를 내걸며 일자리 70만개 창출을 공약했지만 실적이 저조하다. '일자리 대통령' 구호만으로 대한민국을 이끌어가기엔 역부족"이라며 "그동안 도지사로서 봐왔던 남경필은 사고가 유연하고 의견을 다양하게 경청하는 자세는 훌륭하지만 본인만의 정책 기조와 철학이 어느 정도인지는 의문"이라고 평했다.

한편 지난 2012년 도의회 민주당은 김문수 전 도지사가 대선 경선에 도전하자 도정공백방지특별위원회를 꾸려 김 전 지사의 대선 행보를 비판한 바 있다. 민주당 박승원(광명3) 대표는 "남 지사의 대선 행보로 도정공백이 커지면 어떻게 할지 대책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