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판에서 개인훈련을 마치고 돌아온 이대호는 30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 입단식에 검게 그을린 얼굴로 등장했다.
이날 입단식에서는 김창락 대표이사가 이대호가 2005년부터 2011년까지 달았던 등번호 10번 유니폼과 모자를 전달했고, 이윤원 단장이 꽃다발을 안기며 6년 만의 귀환을 환영했다.
이대호는 지난 24일 롯데와 4년 150억원에 사인했다. 150억원은 KIA 타이거즈와 계약한 외야수 최형우(34)의 4년 100억원을 뛰어넘는 역대 프리에이전트(FA) 최고액이다.
그는 "롯데는 언젠가는 돌아와야 할 팀이고, 팬들을 위해 돌아와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몇 년 지나서 돌아오면 팬들도 지쳐 있을 것 같았다"며 팬들 때문에 롯데 복귀를 선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대호는 "올 시즌 개인 성적에 대해서는 생각해본 적이 없다. 5강 위를 목표로 달라지는 롯데가 될 수 있도록 조원우 감독님과 잘 얘기해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려면 내가 제일 잘해야 할 것 같다"며 "내가 중심을 잡아야 후배들도 따라온다. 2배로 운동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올 시즌 롯데의 새로운 주장으로 낙점을 받은 이대호는 "과거에는 무서운 선배였지만 이제는 부드러운 선배가 되겠다. 후배들이 자신감을 얻어서 더 잘할 수 있도록 칭찬을 많이 해주겠다"고 말했다.
이대호는 과거 롯데와 7천만원 때문에 얼굴을 붉힌 적이 있다.
이대호는 2010년 전무후무한 타격 7관왕에 오른 뒤 연봉협상에서 7억원을 요구했지만, 롯데는 6억3천만원에서 1원도 더 줄 수 없다며 연봉조정신청까지 갔다.
이대호는 이에 대해 "연봉 조정은 구단과 마찰을 빚기 싫어서 신청한 것이다. 연봉 조정에서 졌기 때문에 깨끗하게 승복했고, 안 좋은 감정 없었다"며 앙금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부산에서 태어나 경남고를 졸업하고 2001년 2차 1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이대호는 롯데 구단의 상징적인 존재다.
일본프로야구 진출 전인 2011년까지 11시즌 동안 KBO리그 통산 1천150경기에 나가 타율 0.309, 225홈런, 809타점을 기록했다.
2008년부터 2011년까지 4번 타자로서 4년 연속 팀의 포스트 시즌 진출을 이끌었고, 한국 프로야구 최초 타격 7관왕, 9경기 연속 홈런 등 기념비적인 기록을 세웠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