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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미국주의가 점입가경이다. 멕시코와의 국경 3천200㎞에 멕시코판 Great Wall(장벽)을 세우고 수백억 달러 비용을 내라고 하자 멕시코가 발끈했다. 페냐니에토 대통령은 "복종하지 않겠다. 그렇다고 대립도 원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민중은 트럼프 형상을 불태우며 격한 시위를 벌였다. 트럼프는 이어 무슬림 입국 불가령을 내렸다. 그래서 이라크인 2명이 28일 뉴욕 케네디공항에서 입국을 거부당하는 등 무슬림 280명이 미국에 들어가지 못했다. 이란의 반발이 가장 거세다. 미국에 곧바로 보복조치를 천명했고 미국인 입국을 금지시켰다. 이슬람 국가뿐 아니라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도 우려를 표명, EU차원의 대처를 제의했다. 페이스북 CEO 저커버그까지도 '염려스럽다'고 했고 파키스탄 출신(영국 거주)의 노벨평화상 수상자 말라라 유스프자이 양(19)도 트럼프의 난민 방지를 강력 비난했다.

하지만 트럼프 옹호 국가들도 있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8일 트럼프의 불법이민대책을 "한 마디로 멋지다"고 말했다. 다음달 10일 미·일정상회담을 갖는 아베 일본 총리도 반대 표명은 하지 않았고 메이 영국 총리 역시 27일 트럼프와의 정상회담에서 상호간 '자국 제일주의'를 확인했을 뿐이다. 미국 언론은 침묵에 잠겼다. 비판적 논조에 백악관이 경고를 넘어 위협까지 했기 때문이다. 중국 CC(중앙)TV는 29일 밤 '트럼프(特朗普)의 난민제한령(嚴限難民令)이 광범한 비평을 유발했다(引發廣泛批評)'고 보도했지만 비난은 피했다. 그런데 시진핑 주석은 지난 17일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연설에서 세계 자유무역의 중요성과 글로벌화를 강조, 중국이 보다 큰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비쳤다. 지도 국가를 자처한 거다. 군부 출신 매파논객 루어위엔(羅援)도 '당신들은 미국 제일주의지만 우리는 인류운명공동체'라고 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 트럼프가 어제 통화, 굳건한 동맹국을 확인했지만 우리 땅이야말로 남북 모두 한심하기만 하다. 남쪽엔 비늘도 갈기도 안 보이는 체적미달 함량미달의 잠룡들이 승천하겠다며 설쳐대고 북쪽엔 호전광(好戰狂)떼만 도량(跳梁)하고…. 도통 길이 안 보인다.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