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런 가운데 인천상공회의소가 최근 흥미로운 설문조사 결과를 내놨다. 인천지역 300여 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2017년 1/4 분기 인천지역 기업경기전망' 보고서였다. 불황의 늪에 빠진 인천 제조업계가 2017년 정유년 새해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내심 궁금하던 차였다.
이번 조사에서는 1분기에 가장 부담으로 작용하는 무역환경이 무엇이냐는 물음이 있었다. '중국 경기둔화'(27.2%)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이어 '환율변동'(26.5%)과 '트럼프 리스크'(25.9%) 등도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정부가 올해 추진해야 할 과제에 대해선 '소비심리 회복'(21.1%), '정치갈등 해소'(18.1%), '금융시장 안정화'(15.7%), '부정부패방지'(11.5%), '규제개선'(8.3%) 등의 순이었다.
유독 한 문항이 눈길을 끌었다. 기자의 예상과 사뭇 다른 결과가 나와서다. 올해 1분기 기업 경영에 가장 큰 영향을 줄 대내 리스크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정치갈등에 따른 사회혼란'이란 응답이 28.3%로 가장 많았다. 정작 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자금조달 어려움'(23.7%), '기업관련 정부규제'(15.2%) 등은 뒷순위로 밀렸다. 경제보다 "정치가 더 걱정"이라는 응답이었다.
이 같은 결과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등에 의해 촉발된 정치 불신과 혐오, 정국 혼란 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첫째로 정치가 바로 서야 경제도 산다는 의미, 다시 말해 '문제는 정치'라는 것이 2017년 정유년 새해를 맞은 인천 제조업계의 민심(民心)이었다.
/임승재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